을지로 노가리 골목 40년 터줏대감…거대 자본 떠밀려 문닫는 사례 많아
​​​​​​​최승재 의원 “백년가게 문화 유산될 수 있도록 장기적 지원책 마련돼야”

을지로 노가리골목. 사진=연합뉴스
을지로 노가리골목. 사진=연합뉴스

백년가게로 지정된 뒤 유명세를 이용해 대기업이 속속 점포를 열면서, 오히려 백년가게가 거리로 내몰린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20일 “튼실한 백년가게 한 곳이 구도심을 활성화하고 상권을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면서 “백년가게 사업이 장기적이고 지속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승재 의원(비례대표)은 백년가게로 지정되고 난 뒤 도리어 거리로 내몰리게 된 사례를 지적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승재 의원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백년가게 사업이 사실상 간판 달아주는 것에 그치면서 해당 가게에는 오히려 독(毒)이 되고 있다”고 일침했다.

최승재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 40년간 영업을 해 온 ‘을지OB베어’의 경우 단돈 100원에 노가리를 팔기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면서 백년가게로 지정됐다.

하지만 백년가게로 지정된 이후 거대 자본이 주변에 속속 유입되면서 최근에는 문을 닫을 지경에 처했다. 정부의 백년가게 사업이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지원책 없이 추진되면서 수십 년을 지켜온 터줏대감이 쫓겨나게 될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최승재 의원은 “뉴욕 브로드웨이 소극장과 로마의 스파게티 점포 그리고 일본의 조그마한 빵 가게가 건물 개발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면서 “규모의 경제가 도시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상황에서 많은 콘텐츠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승재 의원은 “튼실한 백년가게 한 곳이 상권을 살리는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백년가게 사업이 지속해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백년가게가 2만 2000여개에 달하고 천년가게도 9곳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전국의 백년가게는 모두 636개다. 백년가게로 최근 지정된 대전의 유명 제과업체 성심당. 사진=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전국의 백년가게는 모두 636개다. 백년가게로 최근 지정된 대전의 유명 제과업체 성심당.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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