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여는 중앙대병원…다국적 연합체 임상 3상 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치료제 개발이 머지않아 결과를 보게 될 듯하다.
지난 8월 20일 GC녹십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의 임상 2상을 승인받은 뒤 환자 대상 투약을 준비해왔다. GC녹십자는 지난 주말 국내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에 참여한 첫 환자에 약물을 투여했다. 임상 승인이 떨어진 지 약 한 달 만으로 첫 투여는 중앙대병원에서 이뤄졌다.
‘GC5131’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대량으로 수집한 후 여러 공정을 거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를 농축한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 성분 의약품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일정이 다소 밀려 이번 주 안에 첫 환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주말 첫 환자를 등록해 투여했다”며 “이날 새벽 환자에게 투여됐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임상 2상 시험은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중앙대병원∙고대안산병원∙충남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6개 병원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투여대상은 폐렴을 동반하거나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 60명이다.
GC녹십자는 해외에서도 다국적 제약사들과 꾸린 연합체를 통해 임상 3상 시험에 곧바로 들어갔다. 이달 중 GC녹십자가 참여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CoVIg-19 Plasma Alliance)가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얼라이언스에는 GC녹십자 외에 BPL∙CSL∙다케다(Takeda)∙바이오테스트(Biotest)∙옥타파마(Octapharma) 등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임상 1상만 면제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임상 1∙2상이 모두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3상부터 시행한다. 임상 3상은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주도한 가운데 미국∙아르헨티나∙덴마크∙영국 등에서 500명의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할 예정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과 국내 임상은 별도지만, 같은 치료제인 만큼 글로벌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국내 임상시험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임상 3상에 투여하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국내에서 GC녹십자가 임상 2상에 사용한 혈장치료제와 동일한 방식으로 개발된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완치자의 혈장을 어디서 확보했느냐에만 차이가 날 뿐이다. 같은 혈장치료제라도 별도의 임상시험이기에 해외에서의 개발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내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에서 임상을 마친 뒤 공급될 전망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