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추석 선물세트 판매대에 진열된 위생용품 선물세트. 사진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추석 선물세트 판매대에 진열된 위생용품 선물세트. 사진 연합뉴스

“부산이 시댁인데 이번 추석엔 코로나19로 아무래도 못갈 것 같아요. 어르신들도 애들이 걱정된다며 올 추석에는 오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중이라 이번 추석은 서로 집에서 지내기로 했어요. 그래도 어르신들 건강이 걱정돼 한우세트와 홍삼세트를 주문해서 배송해 드렸어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추석 귀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추석 선물세트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고향에 가지는 못하지만 정성을 선물로 대신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년에 비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건강식품 관련 선물세트가 지난해보다 최대 85% 가량 증가했다. 또 예년과 달리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선물세트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형마트, 홍삼세트 300% 이상 물량 확보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홍삼 관련 세트 매출이 지난해 추석보다 각각 302.7%, 209%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 확보에 나섰다. 특히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은 명절마다 부동의 매출 1, 2위를 차지해왔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젊은 세대들에게도 인기다.

예년에 달리 손 세정제와 소독제, 마스크 등을 담은 위생 선물 세트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3만~5만원대 마스크, 손소독제 세트가 인기다.

특히 업계는 온라인 전용 물량을 작년 추석보다 최대 70%까지 늘렸다. 코로나 영향으로 오프라인 구매가 줄고 온라인 주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상품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선물하기’ 서비스, 받는 사람 주소를 100개까지 지정할 수 있는 다중배송 서비스 등 소비자 편의를 높인 다양한 서비스도 속속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추석은 온라인 주문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돼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은 작년 추석보다 20~50%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사진 롯데백화점

백화점, 고가 프리미엄 세트 물량 늘려

백화점들은 올해 추석을 앞두고 고가의 프리미엄 추석 선물 세트 비중을 평년에 비해 50%까지 높였다.

14일부터 추석 특설매장을 열고 추석 선물 세트 본 판매에 들어가는 현대백화점은 올해 추석을 맞아 4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 세트 물량을 전년 추석 대비 1.5배로 늘렸다. 특히 최고급 한우와 송로버섯, 자연 방목 한우 세트, 무항생제 암소 한우 세트 등 한우 관련 상품을 대폭 확대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상품 및 인기 상품군의 물량을 지난해 추석 대비 20% 이상 늘렸다. 1등급 와이너리 와인 3병으로 구성한 ‘KS 1994년 올드 빈티지 그랑 크뤼 세트’는 700만원에 2세트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최상위 등급 한우 세트는 100세트 한정으로 170만원, 굴비 세트와 송로버섯 세트는 각 200만원, 55만원에 선보인다.

오는 14일부터 추석 선물 세트 본 판매에 들어가는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 세트 물량을 지난해 대비 20% 늘린 가운데, 비대면 소비 수요가 커지자 온라인 전용 상품을 70% 늘렸다.

또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 대상을 전체 선물세트로 확대, 오는 11일엔 앱을 통해 온라인 추석 선물 세트 카탈로그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올 추석은 귀성보다는 선물보내기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일 잘 나가는 홍상세트를 비롯해 한우세트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고급세트를 구비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GS25의 ‘감성캠핑 세트’. 사진 연합뉴스
GS25의 ‘감성캠핑 세트’. 사진 GS25

편의점 ‘집콕족’ 겨냥 먹거리세트 선보여

편의점업계가 집콕족을 겨냥한 추석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과 언택트 트렌드에 주력했다.

CU는 지난 설명절보다 30% 이상 늘린 약 330가지 상품을 대상으로 무료 택배 서비스를 9월25일까지 제공할 방침이다. 또 고객들이 점포에 방문하지 않고도 선물세트를 주문할 수 있도록 포켓CU에서 언택트 판매를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캠핑족을 위한 선물세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차 후미에 연결해 사용하는 위드몽 차박텐트, 컴팩트한 캠핑용 테이블, 나들이나 해변에서 활용성이 뛰어난 그늘막텐트 등을 출시했다.

GS25도  프리미엄 청과 및 정육세트, 위생용품, 이색 선물세트까지 총 700여종의 추석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방역위기상황 고려해 건강기능식품 전년대비 약 40% 확대한 100여종을 준비했다.

특히 또 캠핑족을 위한 캠핑용품에 더해 20만원대의 캠핑 패키지 상품을 200세트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패키지는 코베아의 알파인 마스터 2.0과 프리미엄 티탄(가스 랜턴), 캠핑 식기 세트(16입), 캠핑 이소 가스로 구성된다.  사전구매 고객 제휴카드 이용 시 1+1 증정행사, 고객편의 높인 배달서비스 및 택배 프로모션도 실시한다.

이마트24는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추석 선물세트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162종을 무료배송으로 준비한다. 이마트의 경우 배송이 불가한 30여종의 주류를 포함해 매장에서 판매하는 통조림, 위생용품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모두 무료배송으로 준비했다. 특히 통조림은 10개 이상 주문 시 원하는 곳으로 직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마 등으로 답답한 일상을 보냈던 고객들이 한가위라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이색선물세트와 추석선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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