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부코핀은행 본점. 사진=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부코핀은행 본점.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인 부코핀은행의 지분확보를 완료해 최대주주가 되어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에 투자한 지 2년만이다. 특히 이번 부코핀은행 경영권 확보는 KB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6일 부코핀은행의 지분 67%를 인수하기 위한 주주총회 결의를 25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에 지분 22%를 투자한 이후 지난달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11.9%를 추가로 확보하고 이번 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33.1%를 취득해 총 67%의 지분을 갖게 됐다. 총 투자금은 4천억원 수준이다.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부는 이번 지분 인수로 KB금융 계열사인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과 함께 인도네시아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이동제한과 외국자본의 경영권 인수에 대한 현지 경계감 등으로 협상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현지 금융당국 등 정부 기관, 주요 주주, 이해관계자에 KB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의지를 설득해 단기간에 3분의 2 이상의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1970년 설립되어 지점 412곳, 현금입출금기(ATM) 835개 등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가진 중형 은행이다. 부코핀은행은 전통적으로 연금대출, 조합원대출, 중소기업(SME) 대출을 통해 리테일(소매금융) 위주의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인수 후 소규모자영업(소호), SME, 리테일 등에 체계적인 위험관리 노하우와 선진화된 디지털 역량을 접목해 부코핀은행을 인도네시아 상위 10위권의 리테일은행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이외에도 지난 4월 캄보디아의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국민은행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에 해외 금융기관 확보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난해 국민은행의 해외 순익 때문으로 155억원으로 1위인 신한은행(2379억원)에 비해 15분의 1도 안되는 규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 국민은행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그 동안의 노력을 반영하듯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해외 순익은 4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7억원)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그 중 프라삭은 올 상반기 351억원의 순익을 거둬 국민은행 해외법인 전체 순익의 86%에 해당하는 돈을 벌어들였다. 프라삭 보다 더 많은 순익을 거둔 해외법인은 신한베트남은행과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정도다. 프라삭의 자산은 4조 60억원에 달해 SBJ은행(신한은행 일본법인)과 신한베트남은행, 하나은행유한공사 다음으로 큰 규모다. 국민은행은 향후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한편 KB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적극적으로 동남아 금융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해외사업을 다방면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KB금융그룹은 지난 6월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외 네트워크 활용해 신규 투자 기회 창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여신금융전문회사인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태국 여전사인 제이 핀테크(J-Fintech)와 인수 계약을 맺었다. 향후 국민카드는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할부금융 상품, 신용대출 신상품과 디지털 기반의 상품을 통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KB캐피탈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선 모터 그룹 계열사인 순인도 파라마 파이낸스의 지분 85%를 인수하고 지난 6월 설립 관련 최종 인가를 얻어 공식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선모터 그룹이 판매하는 차량의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차 할부시장을 기반으로 중고차, 소비재 할부, 렌터카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KB캐피탈은 2017년 2월 라오스에서 현지법인 KB코라오리싱의 영업을 개시해 1년 만에 흑자전환 성과를 내는 등 현지화에 안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부코핀은행 본점에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KB국민은행과 부코핀은행 이사진 및 경영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부코핀은행 본점에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KB국민은행과 부코핀은행 이사진 및 경영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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