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트 매장에 진열된 라면들. 사진 연합뉴스
서울지역 한 마트 매장에 진열된 라면들.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업계는 어디? 위기에 강한 식품 ‘라면’이었다.

올해 상반기 라면시장은 약 1조 1,300억원으로 전년대비 7.2% 성장,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온라인 매출이 전년대비 2배 성장했다. 국민들은 코로나로 인한 위기 속에서 집콕생활을 영위하며, 믿고 먹을 수 있는 오랜 간편식 ‘라면’을 선택했다. 또 오프라인 구매보다는 온라인구매를 선호했다.

온라인 채널구매 2배 이상 증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은 전년대비 7.2% 성장한 약 1조 1,300억원 규모로,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2조원 대에서 횡보하는 라면시장에서 이 같은 반짝 성장은 ‘위기에 강한 식품’이라는 라면의 속성을 또 한번 증명했다.

또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에서 라면을 주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라면은 제품 특성상 주로 대형마트나 집 근처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장보기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농심의 온라인 라면 판매도 증가했다.

농심은 자체 출고데이터 기준,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매출 중 온라인 채널에 판매한 매출은 약 4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셜커머스에서부터 오픈마켓까지 국내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었다.

신라면, 짜파게티 등 두 자릿수 성장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식품시장에서는 1등 브랜드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먹어온 ‘검증된 식품’에 손이 더 많이 갔다는 얘기다.

라면을 비롯해 즉석밥, 참치, HMR 등 각 분야 대표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경기불황이나 재해 등 위기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신제품보다 이미 검증된 인기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상반기 라면시장에서 1위를 수성한 제품은 ‘농심 신라면’이다. 이어 농심 짜파게티가 2위, 농심 안성탕면이 3위,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이 4위, 팔도 비빔면 5위, 농심 육개장 사발면이 6위, 농심 얼큰한 너구리가 7위, 삼양식품 삼양라면이 8위, 오뚜기 진라면 순한맛이 9위, 농신 신라면컵이 10위를 차지했다.

신라면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2.4% 성장했고, 짜파게티는 23.2%, 안성탕면은 34.9%, 얼큰한 너구리는 28.4%의 성장률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라면시장에서 신라면을 중심으로 시장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들이 진가를 발휘했다. 대부분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 인기제품들로의 쏠림현상이 뚜렷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채널에서도 가장 잘 팔리고 회전율이 좋은 신라면을 최우선으로 주문했다”며 “농심은 국내 5개 라면공장을 풀가동하고 생산품목을 조정하면서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고 말했다.

집콕 확산에 봉지면 늘고 용기면 줄고

라면시장에서 용기면 수요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 33.2%에서 지난해엔 37.5%까지 비중이 늘었다. 1인 가구가 늘고 편의점 이용이 보편화된 소비 환경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 재택근무, 개학연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외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해 상반기 라면시장 용기면 매출 비중은 34.3%로 떨어졌다.

이처럼 집에서 생활하는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라면소비도 봉지면으로 집중됐다. 봉지면은 용기면 대비 저렴한 가격에 양이 많고, 집에서 한끼 식사 대용으로 끓여먹을 수 있어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찾는 비상식량으로 평가받는다.

오뚜기 관계자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에 늘어나면서 이른바 집쿡(집에서 요리)이 일상화됐고, 라면도 간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식사나 요리개념으로 자리잡게 됐다”면서 “특히 비대면소비가 대중화되면서 온라인채널의 구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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