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동일 전력에서 성능 3배 향상
삼성의 TSMC 추격 본격화…인텔이 CPU 수주전 가동시 격돌예정
삼성이 미국 IBM의 최신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IBM은 17일(미국시각) 7나노미터(㎚) 공정으로 개발한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을 정식 공개했다. IBM은 “파워10은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미터 공정에서 양산한다”고 밝혔다.
파워10은 IBM의 첫 7나노 프로세서로 클라우드 서버를 원활히 구동하기 위한 서버용 CPU다. IBM에 따르면 전작인 파워9과 비교해 동일한 전력에서 성능이 최대 3배까지 향상됐다. 전력을 더 적게 쓰면서도 더 빠른 연산이 가능해 전체 클라우드의 데이터 처리 속도 역시 빨라진다. 클라우드 서버는 문서·이미지·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온라인 형태로 저장하며 D램 수백만개가 모여 있는데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산속도가 빠른 CPU가 필요하다. IBM은 파워10에 자신들이 보유한 반도체 특허 수백 개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IBM의 서버용 CPU를 위탁 생산하게 된 배경에는 두 회사 간 오랜 협력 관계가 깔려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열린 앨런앤드컴퍼니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지니 로메티 당시 IBM 최고경영자(CEO)를 단독 면담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 레노버에 PC 제조 부문을 매각하고 그 대신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왓슨 등으로 사업을 개편한 IBM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삼성이 발표했던 미래 성장사업에는 바이오, 5G, 전장부품 중심 반도체와 AI가 사업항목에 포함되어 있었다.
삼성은 이번 수주로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추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업계 1위인 TSMC가 미국 반도체 업체 AMD의 7㎚ CPU 라이젠을 위탁 생산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삼성도 IBM 제품으로 대항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인텔이 최근 7나노 기반 CPU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외부에 위탁생산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혀 실제로 수주전이 진행된다면 물량을 따내려는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