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집값 역대 최고 상승, 한국은 중하위
OECD, 한국은 평균적 안정세 유지

IMF 집계 세계 각국 최근 1년간 집값 상승률[IMF 홈페이지] 사진= 연합뉴스
IMF 집계 세계 각국 최근 1년간 집값 상승률[IMF 홈페이지] 사진=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세계 실질주택가격 지수(Global Real House Price Index)는 167를 나타냈다. 해당 지수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전 세계 집값이 글로벌 초저금리와 막대한 유동성 등으로 역대 최고로 치솟은 가운데 한국의 집값 상승률은 중하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IMF는 2000년 2분기를 기준(100)으로 물가 상승을 반영해 세계 63개국의 집값을 단순 평균한 해당 지수를 분기마다 산출하고 있다. 지수는 2008년 1분기 160까지 상승했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1년 4분기~2012년 3분기에 144까지 하락했다. 이후 차츰 살아나 2017년 2분기(160)에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꾸준히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최근의 세계 집값 상승은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통화완화 정책으로 풀려난 글로벌 유동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해 세 차례나 금리를 낮췄다. 작년 7월 말 10년여 만의 첫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작년 하반기에 미·중 무역분쟁 여파대응 등을 위해서다.

게다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맞서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로 내리고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이에 따라 각국 주식 등 다양한 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IMF 집계 세계 실질 주택가격 지수 추이[IMF 홈페이지]. 사진=연합뉴스
IMF 집계 세계 실질 주택가격 지수 추이[IMF 홈페이지]. 사진=연합뉴스

국가별로 보면 2018년 4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63개국 중 45개국의 집값이 올랐다. 이중 한국 집값 상승률은 1.1%로 중간보다 낮은 37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만 보면 한국 집값 상승률은 26위로 중하위권이다. 63개국 중 가장 집값이 상승한 국가는 필리핀(20.0%)이었고 포르투갈(10.5%), 라트비아(10.4%) 등이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독일(3.4%), 프랑스(2.3%), 중국(2.3%), 미국(1.6%) 등을 비롯해 싱가포르(1.6%), 대만(1.4%) 등도 한국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들은 일본(1.0%), 이탈리아(0.1%), 영국(-0.6%), 홍콩(-4.4%), 호주(-5.3%) 등이다.

IMF가 제시한 한국 집값 상승률은 평균 통계의 착시 현상으로 인해 국내에서 체감되는 가파른 아파트 가격 상승 추세와는 거리가 멀다.

DB금융투자 조윤호 연구원은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9년 3분기까지 1년간 아파트 가격이 전국은 3.2%, 서울은 6.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IMF 수치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오른 빌라 등 모든 유형의 주택까지 포함한 데다 물가 상승률까지 반영된 것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F가 2010년을 기준(100)으로 집계한 OECD 소속 32개국의 소득대비 주택가격에서 한국(90.56)은 이탈리아(90.36)에 이어 소득에 비해 집값이 2번째로 덜 오른 국가로 조사됐다.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2010년=100)도 임대료 대비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으로 집계된 한국은 99.65로 해당 수치가 있는 39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앞서 OECD가 공개한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는 한국 집값과 관련해 “장기 추이로 볼 때 전국 단위의 실질주택가격 등은 OECD 평균과 비교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자료IMF. 사진=연합뉴스
자료IMF.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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