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도 치안 사정이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은 시카고 시내 경찰서에서 용의자와 경찰 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경찰관 5명과 용의자 1명 등 6명이 모두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30일(현지시간) 오전 9시 40분께 시카고 도심 북서지구의 그랜드 세트럴 경찰서에서 용의자 한 명이 총기를 난사하다 경찰관 중 한 명이 쏜 총에 맞았다고 시카고 언론이 보도했다.

abc방송은 “최소 10발 이상 총격이 오갔으며 경찰관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이들 중 목에 총을 맞아 응급수술을 받은 1명은 17년 이상 근무한 중견 경찰관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용의자 상태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건은 30일 오전 발생했다. 시카고 경찰은 지난 6월 26일 도심에서 사라진 절도용의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자를 체포했다. 이후 그를 순찰차에 태우고 경찰서 주차장에 내려 유치장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총격이 벌어진 것이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용의자는 체포 당시 두 팔을 뒤로 모아 수갑이 채워진 상태였으나,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이 앞으로 옮겨졌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용의자가 총기를 손에 넣게 된 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용의자의 총기소지 여부와 호송 담당 경찰관의 총기를 빼앗은 건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부상당한 경찰관들의 회복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모두 완전하게 회복가능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사건에 대해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모든 경찰관이 하루하루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 조건에서 일하는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부상당한 경찰관들이 이송된 병원 두 곳 앞에는 수많은 경찰차량과 경찰관들이 모여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시카고 경찰의 위법행위를 담당하는 독립수사기관(COPA)이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다. 내규에 따라 총격에 연루된 경찰관들은 앞으로 30일간 사무직으로 옮겨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카고 치안이 아프가니스탄보다 나쁘다”면서 연방요원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시카고에서는 올해들어 지난 2일까지 최소 336명이 살해됐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시카고경찰청 자료를 인용해 “통상 여름철에 살인사건이 늘어나는 만큼 올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살해된 사람이 가장 많은 해’가 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