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발견 시, 당일 교체 및 2일 이내 수리 규정 무시…교환·환불 안돼!

[소비자경제=정창규·신병근 기자] 최근 가격파괴를 선포하며 애플 등 IT공룡기업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 레노버(lenovo)사(社)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노트북 컴퓨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에 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제품을 구입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이상이 생길 경우 환불은 물론 A/S가 제대로 되는지 꼼꼼히 챙기는 현명한 소비를 습관화해야 할 것이다.

서울에 사는 모 씨(42·대학교수)는 지난 해 8월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을 통해  V570(제품명) 노트북 한 대를 82만 89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했다. 문제는 노트북 구입 후 3개월이 지나서부터 발생했다. 노트북의 잦은 꺼짐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일상 업무에 차질이 생기자 모 씨는 지난 1월 13일 레노버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천안에 위치한 A/S센터로 고장 난 노트북을 넘겼다.

국내에서는 하드디스크의 불량 발견 시, 당일 교체 혹은 2일 이내 수리가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레노버 A/S센터는 노트북의 결함과 하드디스크의 불량을 인정하면서도 7일의 수리 기간이 걸린다고 통보했다.

모 씨는 약속된 7일하고도 5일을 더 기다렸지만, 이 기간 동안 A/S센터에서는 전화 한 통 없었다. 화가 난 모 씨는 레노버의 명확한 A/S규정 문의와 함께 노트북 렌탈을 요구했다. 하지만 레노버 A/S센터 담당자는 “그럴 수 없다, 중국 본사에 문의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급기야 더는 기다릴 수 없었던 모 씨는 중국 레노버 본사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중국 본사에서 돌아온 대답 역시 “부품 재고가 없으니 기다리라”는 말 뿐이었다. 모 씨는 본지를 통해 “중국 본사에서 부품이 확보되는 날 까지 한 달이고 일 년이고 기다려야 하는 게 말이나 되냐”며 “천안A/S센터와 하청업체 유베이스, 중국 콜센터 모두 중국 본사의 문제라고만 책임 전가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현재 모 씨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무책임한 A/S에 법적대응까지 고려중이다.

본지 제보를 통해 기자의 취재가 들어간 후, 지난 2월 3일 레노버 A/S센터는 “수리가 다 됐으니 찾아가라”는 문자 한 통을 모 씨에게 보냈다. 이에 모 씨는 “까다롭기 유별난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중국 레노버사(社)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런 태도를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문자 한 통으로 그동안 쌓인 앙금을 무마하려고 하는 몰상식한 레노버의 태도가 황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영호 한국소비자원 홍보팀 대리는 “앞으로 국내 제품과 A/S기준이 다른 외국 제품들은 오는 4월부터 그 내용을 제품포장용기에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반하면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입 전 세세하게 품질보증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2010-10호)에 따르면, 품질보증기간 이내에 사용하다가 성능 기능상의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 구입가 환급 또는 무상수리 및 제품교환이 보상 기준이며, 이때 성능 기능상의 하자에는 수리 불가능, 교환 불가능, 교환된 제품이 1개월 이내에 중요한 수리를 요할 때 등이 포함된다.

소비자제보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