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롤스로이스 인증 중고차.
수입차 롤스로이스 인증 중고차.

‘중고차 매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놓고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 간 대립이 가열되고 있다. 완성차업계가 수입차 브랜드는 ‘인증 중고차’를 허용하면서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허용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역차별이라며 반박 카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28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수입차 브랜드 인증 중고차는 시장 점유율이 2∼3%에 불과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면 70~80%를 차지하게 된다”면서 “파이 크기 자체가 다른 데 이를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고 말했다.

전국매매연합회, “완성차는 70~80% 차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함께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8일 매출이 수조원대인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만 묶어두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기부가 중고차 매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놓고 심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완성차업계가 중고차시장의 대기업 진출의 정당성을 ‘수입차와의 형평성’에서 찾으려는 모양새다.

정작 수입차 업계도 싫지는 않은 눈치다. 현재 중고차 매매업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는 데 반대한다는 점에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브랜드는 13개다. 이 중 아우디, 재규어랜드로버, 페라리, 롤스로이스, 폭스바겐, 볼보, 푸조 등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후에 진출했다.

KAMA, “수입차와의 형평성에 문제 있어”

수입차 인증 중고차는 통상 보유기간 5년이나 주행거리 10만㎞ 미만 무사고 차를 사들여서 100여가지 정밀 성능 점검과 수리 등을 거쳐 제조사 인증 중고차로 판매한다. 무상보증기간도 연장해준다.

철저한 인증절차와 무상보증기간으로 수입차 인증 중고차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벤츠는 2011년 9월에 시작해서 2017년 3790대, 2018년 4640대, 2019년 6450대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4070대로 늘었다. 벤츠는 인증 중고차 네트워크가 22개에 달한다.

2005년에 시작한 BMW/미니는 2017년 1만249대에서 2018년 1만1687대, 2019년 1만23대로 늘었고 올해 5월까지 3943대를 기록했다.

장안평 중고차 매매단지. 사진 연합뉴스
장안평 중고차 매매단지. 사진 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 “상생방안 모색 중”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재 중고차업계와 완성차업계, 수입차업계의 의견을 들으며 상생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주홍 상무는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중고차를 팔거나 살 때 품질을 보증하고 제값을 받게 해주는데 국산차 소비자들은 그런 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을 뿐더러 허위·불량 매물에 ‘호갱’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완성차업체의 인증된 차량이 소비자에게 더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중고차 시장 진출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지해성 국장은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는직영판매체제이고 수입차는 딜러판매체제로 판매 프로세스 자체가 다르다. 직영판매 네트워크의 파급력은 일반 딜러판매와 비교할 수 없이 막강하다. 완성차업체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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