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3상 임상시험 성공시 바로 백신 상용화
영·미·EU 입도선매 백신 구매 경쟁 벌여…미국 램데시비르 싹쓸이
한국, GC녹십자 등 혈장 치료제에 기대 걸어…신천지 교도로부터 혈장확보

경기도용인 GC녹십자 연구소에서 13일 혈장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용인 GC녹십자 연구소에서 13일 혈장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백신과 치료제를 구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뜨겁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이 개발되면 공공재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으나 현실은 여러 나라가 코로나19 백신 선점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가 지난 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코로나19 백신은 17개·임상 전 개발 단계에 있는 백신은 132종에 이른다. 

이 중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영국과 브라질·남아프리카에서 이미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으며 오는 8월에는 미국에서도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3상 임상시험은 수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단계로 유의미한 통계적 데이터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백신은 바로 시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국에서 백신 확보를 위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21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최대 12억 달러(약 1조4,346억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백신 3억회 분량을 확보했다. 미국인 모두가 한 번씩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은 자국 내 백신 수급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외에도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에도 각각 4억 8,600만 달러(약 5,810억원)와 4억 5,600만 달러(약 5,45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모두 백신 공급을 약속받은 대가로 지불한 돈이다. 

영국 정부는 미국보다 빠른 5월 7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총 1억회 분량의 백신 후보물질 구매 계약을 맺었다. 올해 기준 영국 인구 6,789만여명이 모두 한 번 이상 접종할 수 있는 규모다.

유럽연합은 개별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국가들이 많아지는 건 출혈경쟁이라고  보고 회원국 간 재정 격차가 존재하기에 EU 내 결속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포괄적 백신동맹 위원회를 만들어 백신 협상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이 곳 역시 6월 15일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을 맺고 2020년 말까지 4억회 분량의 백신을 받기로 했다. 

항바이러스제 램데시비르는 구매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로부터 램데시비르의 7월 생산분량의 100%·8월~9월 생산 분량까지 중 90%를 모조리 구매했으며 유럽연합은 램데시비르의 특허를 인정해주고 좀 더 많은 분량을 구매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미국이 램데시비르의 생산량을 모조리 가져가는 것에 대해 “백신 민족주의가 대두되면 저개발 국가는 백신을 확보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 2일 코로나19 환자 2명에게 렘데시비르를 처음으로 투약했다. 방역당국은 중증·위중 환자 33명에게 렘데시비르를 우선 투약할 계획을 밝혔으며 이번달에는 수입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로부터 무상 공급 물량을 받고 8월부터는 돈을 내고 사들일 계획이다.

또한 국내에서 GC녹십자 등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혈장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완치자의 혈장을 어느 정도 확보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제제를 생산해 임상시험에 나서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혈장 공여에 참여 의사를 밝힌 완치자 375명 가운데 171명의 혈장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임상시험에 필요한 혈장 확보가 완료됐다. 아마 다음주 중에 제제 생산이 시작되고 이후 바로 임상시험이 이뤄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 속에 포함된 항체 및 면역글로블린을 농축·제제화해 사용하는 것으로 많은 혈액이 필요하다. 이 혈장은 13일부터 대구·경북 지역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회 관련 확진자 중 500명이 공여하게된다. 이 혈장은 향후 임상시험 이후 제제화해 사용될 예정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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