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2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인 2일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임직원들도 수 억원대의 ‘대박’ 꿈을 이뤘다. 특히 이번 상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20년 ‘뚝심’의 결실로, 향후 바이오제약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2일 오전 11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29.59%)까지 오른 12만 7000원에 거래되면서 상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초가 역시 가격 형성 제한폭(공모가의 90∼200%)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공모가로 주식을 매수했을 경우 단숨에 16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 직원들도 1인당 평균 15억원어치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SK바이오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우리사주 배정 물량은 244만 6931주다. SK바이오팜의 임원이 6명, 직원이 201명인 점을 고려하면 임직원 1인당 평균 배정 물량은 1만 1820주. 이 경우 주식 평가금액은 15억 114만원에 달한다. 여기에서 공모가 기준으로 계산한 주식 매수금액(5억 7918만원)을 뺀 평가 차익은 1인당 9억 2196만원에 달한다.

우리사주 제도는 유상증자 시 발행 주식 물량의 20%를 자사 직원들에게 우선 배정해 직원들에게 재산 증식의 기회를 주는 대표적인 기업복지 제도다. 다만 보호예수기간 중에는 처분할 수 없다. 이에 SK바이오팜 임직원들은 1년 동안 매도가 불가능해 1년 후에나 손에 쥘 수 있다.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거듭날 것”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SK의 생활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부문이 단순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업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신약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뇌전증(간질) 신약으로 개발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 미국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획득한 건 세노바메이트가 처음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발전하겠다”며 “우리 사업모델을 국내외 제약사와 공유하고 협업해 대한민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 ‘뚝심’이 이룬 결실

한편 이번 상장은 SK 최태원 회장의 20여년에 이르는 투자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선대 회장의 뜻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최태원 회장은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바이오제약 사업을 신성장 포트폴리오로 삼고 투자를 지속했다. 2002년에는 ‘2030년 이후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목표와 함께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낸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은 계속 이어졌다. 2011년 SK의 신약개발 사업 조직을 분사하며 SK바이오팜을 설립했다. 이어 SK㈜는 2016년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SK바이오텍을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최종현 회장부터 최태원 회장까지 2대에 걸친 30년 이상의 투자가 마침내 빛을 발하는 것”이라며 “바이오 산업은 무엇보다 의사 결정권자의 지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최 회장의 흔들리지 않는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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