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강 노조, 강경 노조로 꼽히는 현대차 노조가 ‘생존’을 위한 상생을 선택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절대절명의 위기 속에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자동차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품질혁명’ ‘노사 상생’에 전력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임금단체협상이 본격화되는 7월을 앞두고 현대자동차 노사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3~24일 하언태 현대차 사장 등 경영진과 경북 칠곡 출고센터와 서울 남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함께 품질을 점검했다.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수요에 맞춘 생산 극대화와 고객 중심의 품질혁신만이 살 길이라는데 뜻을 모았다. 노사는 ‘품질 향상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결의했다.
노사 공동선언문에는 ▲고객만족을 위한 완벽품질 목표 달성 노력 ▲‘고객이 곧 기업생존과 고용안정’이라는 공감대 속에 다양한 품질개선 활동 전개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경제 파급효과를 공동 인식하고 시장 수요와 연동한 완벽한 품질의 차량을 최대 생산 ▲코로나19 위기극복 노력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며 내수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공동 노력 의지를 담았다.
이날 경영진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현대차를 선택해 주신 고객들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좋은 품질의 차로 보답하는 것이다. 품질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자세로 최고 품질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노사가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상수 노조지부장은 “품질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이 곧 우리 고용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품질향상에 노조도 적극 동참할 것이다”면서 “코로나19라는 위기속에서 자동차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생존을 위해 노사가 상생하는 길만이 살 길이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의 ‘상생’ 분위기는 지난해말 투쟁보다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는 이 지부장이 당선되면서 뚜렷해졌다. 이후 노조는 비용 감축과 품질 제고를, 사측은 일감과 일자리를 보장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현대차 노조의 노사공동선언은 노동자의 고용 또한 국가경제 상황 속에서 보장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결국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투쟁 일변도의 노사문화 대신 노사가 힘을 모아 품질개선에 앞장서고 함께 난국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포스트코로나 ‘뉴딜’ 시대 새로운 노사문화의 방향이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