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온 ‘인보사’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검찰이 인보사케이주를 둘러싼 의혹의 최고 정점인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재 인보사 의혹과 관련된 주요 임원이 구속기소된 상태에서 이 회장의 구속영장으로 ‘인보사’ 사태의 결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인보사’ 종양 유발 가능성을 알았나 몰랐나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사기’에 관여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은 오해이며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종양 유발 세포’ 알고도 숨겼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창수 부장검사)는 25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약사법 위반과 사기, 배임증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 2액 성분에 대해 ‘연골세포’로 품목허가를 받았음에도 허가 내용과 다른 ‘신장 유래세포(GP2-293)’ 성분으로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 세포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혐의도 있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나,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 세포로 드러난 후 지난해 7월 허가가 최종 취소됐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는데 인보사는 사람 몸에 연골 세포를 직접 주사로 넣어서 손상된 연골을 되살렸다며 세계 최초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종양을 유발하는 세포가 나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다.
코오롱티슈진 ‘상장 사기’ 관여했나
검찰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사기’에도 이 전 회장이 관여됐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혐의도 부여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계열사로서 인보사 개발을 주도했던 코오롱 티슈진은 인보사의 식약처 허가에 힘입어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식약처에 제출한 허위 자료를 이용한 증권 신고서로 약 2000억원의 청약을 유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전 회장 측은 “인보사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면서도 “최근 상황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반드시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앞서 코오롱 생명과학 이우석(63) 대표를 약사법 위반과 자본시장법 위반,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 티슈진도 불구속기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임상개발 분야를 총괄했던 조모 이사, 코오롱 티슈진 상장사기 사건에 연루된 코오롱 티슈진의 권모 전무(CFO), 코오롱생명과학 양모 본부장 등 3명을 차례로 구속기소 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