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로 퇴출되자 국내 보톡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인 휴젤 주가가 반사이익을 얻어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종근당과 대웅제약, 휴온스글로벌 등도 메디톡스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종근당  ‘원더톡스’
종근당 ‘원더톡스’

업계 1위 ‘휴젤’ 반사이익 얻을 듯

식품의약안전처는 18일 ‘메디톡신’의 품목허가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메디톡신은 25일부터 판매가 금지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보톡스 약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약·바이오 업계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식약처가 메디톡신 제조·판매·사용을 중단한 4월 17일부터 메디톡스 주가는 떨어졌다. 4월 17일 종가 기준으로 17만 9280원이었던 메디톡스 주가는 30% 이상 떨어져 19일 12만 3500원이었다.  

메디톡스 주가 하락은 경쟁사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휴젤은 품목허가 취소 발표 이후 이틀 동안 12.43%나 올랐고, 종근당바이오(5.03%), 휴온스글로벌(7.10%)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처방 통계를 불법으로 수집했던 대웅제약은 호재와 악재가 겹친 탓에 주가 변동이 거의 없었다. 

업계는 휴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젤은 2009년 ‘보툴렉스’ 품목허가를 받은 이후 2016년부터 메디톡스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현재 메디톡스와 휴젤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약 80%를 양분하고 있으며 휴젤이 4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근당을 비롯한 다른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잇달아 신상품을 출시했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달 1일 휴온스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만든 보툴리눔 톡신 ‘원더톡스’를 출시했다. 기존 네트워크와 영업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과 휴온스글로벌의 약진도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은 1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국내에 ‘리즈톡스’를 출시한 후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제품 출시를 준비중인 유바이오로직스, 파마리서치바이오도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도 보툴리눔 톡신을 개발 중이거나 수출 허가를 받은 업체를 합치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13곳에 이른다.

대웅제약 '나보타'
대웅제약 '나보타'

향후 ‘춘추전국시대’ 도래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은 미간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에 쓰는 바이오의약품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73억원 정도다. 휴젤이 613억원으로 1위, 메디톡스가 544억원으로 2위다. 이번 품목허가 취소로 메디톡스는 사실상 보톡스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빠졌다.

메디톡스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까지 보톡스 시장의 2인자는 누가 차지할까. 업계에서는 당분간 치열한 경쟁속에 순위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는 이미 4월부터 조짐이 있었던 터라 예상하고는 있었다. 실제로 최근 메디톡스의 퇴출로 보톡스업계의 시장경쟁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면서 “기존의 클리닉·에스테틱 시장은 물론 병·의원 네트워크를 확대해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행정소송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메디톡스는 앞으로 국내에서 메디톡신 3개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돼 사업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HA필러사업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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