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연애도 아니고 편지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느냐?”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의 주장에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불만을 터놓았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17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면서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공식자료를 받지 못해 인수상황 재점검하겠다“는 의견에 대해 “현대산업개발과 양해각서는 현재도 유효하고 지금 중요한 요소는 상호신뢰다”며 “현대산업개발에 세부자료를 안줬을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서면논의에 대해서도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편지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언제든 찾아오면 된다"고 거듭 대면 협의를 촉구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간담회 종료직후 <HDC현산 보도자료 관련 참고자료>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해 제출에 대한 근거도 내놓았다. 현대산업개발이 인수계약 관련 중대사항이라며 요청한 내용의 확인 차원에서다.
현대산업개발이 주장한 아시아나항공의 2019년말 기준 부채가 4조 5000억원 증가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리스부채 및 정비충당부채 관련 회계기준 변경이 주된 원인이라 설명했다.
산업은행 최대현 부행장은 "현대산업개발 측은 채권단 지원(한도승인) 1조 7000억원을 전액 부채 증가로 산정했으나 동 지원금액은 한도성 여신으로서 지난 5월 기준 지원액은 5000억원이며 타 부채상환에도 사용되어 차입금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아시아나의 재무제표에 표기한 부정적 의견은 문제가 없다면서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부적정 의견 표명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공개반박은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명분을 최소화하고 추후 협상시 우위를 내주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악화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뜻을 확실히 전달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재반박을 위해 침묵을 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최대현 부행장은 "협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대비책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협의가 진전이 안 됐는데 인수를 포기하면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