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보유 인프라코어 지분 36.27% 매각선언
시가총액 1.3조원, 매각가 8천억원 안팎 예상
두산그룹이 경영난에 처한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그룹 내 핵심 계열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나선다. 매각 주간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
현재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 6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두산그룹과 시장의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로 대부분 자산 매각이 아직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결국 채권단이 두산에 대해 계열사 매각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두산그룹도 알짜 자산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카드까지 꺼내게 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와 엔진을 생산하는 그룹 내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지난해 매출액은 8조 1858억원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8404억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가 총액은 약 1조 3000억원으로, 두산중공업이 갖고 있는 지분(36.27%)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가격은 8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단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난해 건설기계 연결 영업이익의 62.9%를 차지했던 두산밥캣을 분리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말 기준 별도 차입금이 2조 9000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20442억원)의 12배에 이를 뿐 아니라, 중국 법인(DICC)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7196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으로 인수 금액 대비 소송 리스크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5일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BBB’를 유지했지만, 불확실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올렸다. 나신평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지난해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 자구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계사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재무적 지원을 진행한 바 있다”며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도가 하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보유한 계열사로 향후 그룹차원의 자구안 추진과정에서 배제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예상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