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보다 감염 부담감 3.5배 높아
폭염·2차 대유행 대비 처우 개선 시급
“코로나19 현장은 의료·현장대응팀에 대한 처우가 불공정하고, 감염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코로나19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역학조사관, 보건소 공무원 등 현장 대응팀 과반수는 처우가 불공정하다고 느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기도와 서울대 유명순 교수팀이 의료·현장대응팀 총 1112명을 대상으로 필요 자원 분배나 과정상의 처우가 얼마나 공정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불공정하다란 응답이 54.1%로 공정하다(45.9%)는 답변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불공정 인식은 보건소 공무원이 65.5%로 가장 높았고, 역학 조사관 등 기타 대응직(59.1%), 간호사(51.3%) 순이었다. 소속별로는 선별진료소 등 현장대응기관이 불공정 인식이 가장 높고(64.6%), 민간의료기관(55.5%), 공공의료기관(47.5%) 순으로 높았다.
현장 대응 인력의 업무참여 기간을 살펴보면 세 달 이상 ~ 네 달 미만이 41.7%로 가장 많았고, 한 달 이하 21.8%, 두 달 이상 ~ 세 달 미만이 21.5%로 뒤를 이었다.
현장 대응 업무에 따른 건강상태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47.2%가 변화 없다고 답했으며 37.5%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건강상태가 나쁜 정도를 5점 척도로 표시 했을 때 근무 기간이 30일인 경우 3.5, 60일인 경우 4.0, 90일인 경우 4.6정도로 나타나 근무기간이 길수록 건상상태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69.6%는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한 근무시간 조정 등이 없었다고 응답했으며 43.7%는 비자발적이고 강제적인 요소로 업무참여를 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업무 지속 의지(willingness to work)는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한 내게 주어진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83.4%였으며, 코로나19 상황이 아무리 심각해도 내가 맡은 일을 계속 할 것이라는 응답 역시 77.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현 근무지에 대한 감염 위험성 여부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절반인 50.1%가 현재의 근무지가 감염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감염 가능성’과 감염으로 생길 건강 영향, 피해 등 ‘감염 결과의 심각성’을 질문한 결과, 코로나19 의료·방역 대응팀의 43.8%는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매우 높다+높은 편이다)보고 있고, 68.1%는 감염으로 인해 생길 건강 영향 및 기타 피해 등 결과가 ‘심각’할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앞서 지난 5일 발표된 경기도민 대상 코로나19 위험인식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감염에 대한 걱정을 묻는 질문에 12.4%가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바 있다. 이는 즉, 의료·방역 대응팀의 감염에 대한 부담감이 일반인보다 약 3.5배 정도 높은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와 공동으로 의료진 및 현장대응팀에 대한 2~3차 조사를 계속하고, 경기도는 최종 종합결과를 토대로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명순 서울대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은 방역과 감염병 치료를 담당하는 전국의 의료진과 방역 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폭염과 2차 대유행에 대비해 이들의 처우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현장대응팀의 안전 보장과 정신적·심리적 위험 신호에 조기 대응할 수 있도록 당국의 지원은 물론 전 국민의 사회적 연대감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5월 18일부터 31일까지 코로나19 대응의 핵심 주체이자 2차 유행 대비를 위한 필수인력인 의료진과 현장대응팀의 신체·정신적 수준을 파악하고 지자체의 지원방안 개발에 활용하고자 진행됐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