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 삼성경제연구소 공동기획]

전대미문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기본급 동결’이라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회사가 있다. 바로 도요타다. 때문에 대부분 언론에서는 ‘임금인상보다 회사의 경쟁력을 먼저 생각하는 도요타의 노조를 본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에는 자신의 월급봉투보다 회사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열혈사원들’만 모여있는 걸까? 그것이 아니면, 그렇게 해도 종업원들이 따르게 만드는 도요타만의 비결이 있는 걸까?


보상시스템의 차별화


결론부터 말하지만 도요타라는 회사에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는 ‘기적’은 없다. 다만 끊임없는 개선만이 있을 뿐이다. 보상제도도 예외는 아니다. 도요타는 지난 90년 이후부터 보상제도를 끊임없이 개선해왔다.

물론 그 방향은 연공에 따른 임금의 증가는 최소화하되, 성과급 지급분을 대폭 늘린 이른바 ‘동기부여형 급여’로, 90년이나 지금이나 일관성 있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까지만 생각하자면 ‘도요타라고 뭐 별다를 게 없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여기에도 일반 성과주의 임금체계와는 좀 다른, 도요타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식 보상제도의 특징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사무직과 생산직의 이원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기업은 기본적으로 직군별 차별화된 보상시스템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그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단연 도요타가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도요타는 사무직에 대해서는 ‘능력주의''를 바탕으로 한 성과주의 보상시스템을 강화하고 연공적인 요소는 완전히 배제한 반면, 생산직의 경우는 축적된 보유능력과 팀워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연령급을 현행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술직의 경우 도요타 생산시스템에 맞는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경험이 필요하고, 또 이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임금이 안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도요타 임금수준은 90년대 이후 줄곧 동종업계인 닛산, 혼다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경대학의 연구논문에 의하면 2003년 기준 도요타의 월평균 급여는 44만 8000엔으로 41만 9000엔의 닛산과 42만 8000엔의 혼다 보다 높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내역이다. 연봉총액 중 기준內 임금보다 기준外 임금 및 보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즉, 동종업계에 비해 높은 임금수준은 유지하되 그 방법을 기본급이 아닌 시간외 생산성급이나 보너스에 두고 있다. 도요타는 이를 통해 고정급 인상으로 인한 경영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올해의 임금협상에서도 기본급은 동결하되 ‘일시금’이라고 하는 고정상여의 지급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였으며 6년 연속으로 조합 측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였다는 사실로도 그들의 보상정책을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본급의 인상이 어려워지는 구도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성과주의를 도입하면서 예전의 기본급 인상방식, 즉 ‘정율’ 또는 ‘동일한 금액의 임금인상’이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임금에 대한 춘투(春鬪)의 양상도 바뀌게 되었으며 성과주의 보상은 기존의 노동조합 관행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또한, 일본기업의 임금수준의 시금석으로서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고, 경제계의 각종 발언권을 주도하고 있는 도요타의 사회적 위치를 감안해보면 ‘부담 없이 임금을 상승시킬 수 없는 구조가 정착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는 개선이 관건


지금까지 도요타 보상제도의 현상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향후 도요타 보상제도는 어떠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우선 현재와 같은 사무직과 생산직의 이원적 관리는 지속될 듯 하다. 사무직의 성과주의는 더욱 강화됨에 반해 ‘장기 안정적 고용’을 근간으로 한 생산직의 보상원칙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증가하는 비정규근로자와 파견사원의 별도의 보상에 관한 고민이 이슈로 대두될 것으로 보이며,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퇴직과 그에 따른 재고용제도의 확대로 인한 보상제도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4년 연속 기본급 동결이라는 현실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전략과 인사원칙과의 정합성 유지와 각종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한 보상정책의 공유와 이해야 말로 최강의 도요타를 이끄는 보상제도의 원동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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