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과 의료에 열정을 바치는 윤리경영인의 희망을 보다

김희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의 이사장 그리고 건양대학교 총장은 83세의 최고령 현역 대학CEO다.
김 이사장의 인생은 세상의 '희망'을 만들어 온 삶이다. 눈 아픈 자에게 밝은 빛을 주고, 배움에 목마른 젊은이에게 삶의 지혜를 전한다. 김 이사장은 1962년 서울 영등포에서 개원한 '김안과병원'을 동양 최대 안과 전문병원으로 만들었다. 그의 손을 거쳐간 환자 수는 수백만 명이 넘는다.


1991년 고향인 충남 논산에 건양대를 설립해 수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2000년에는 대전에 건양대병원을 세워 대전ㆍ충청권의 최고 병원으로 키웠다.
2001년부터 만 10년째 총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대학총장이다.
83세의 적지 않은 연세지만 그 누구보다 힘이 넘친다. 의사 60년ㆍ교육자 20년의 열정적인 삶을 들여다봤다.
우리나라 교육과 의료에 열정을 바친 윤리경영의 대표적인 CEO인 김희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의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일문일답으로 살펴본다.

김 이사장님께 인사드립니다. 연세보다 훨씬 젊으십니다. 건강비결이 있으신지요?


- 여든을 넘겼지만, 아직 시력이 1.2이고 치아도 의치 하나 없이 건강합니다. 피부도 주름이 적어 보톡스를 맞은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MRI이나 CT촬영을 하면 자신의 신체 나이가 나오는데, 신체 나이를 측정했더니 마흔 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건강비결은 소식과 금연, 절주입니다. 긍정적인 사고와 규칙적인 생활입니다. 매일 새벽 3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30분간 가볍게 스트레칭을 합니다. 그리고 하루에 보통 1만 5천보 이상을 걷습니다. 서울서 대전 건양대학교로 오갈 때도 KTX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탑니다. 지하철을 타면 경로우대로 차비도 면제 받고, 운동도 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안과병원의 개원이 1962년입니다. 개원 50년을 바라보는 소감은 어떠신지요?


- 내년이면 김안과병원이 개원 50주년이 됩니다. 3명의 인원으로 시작한 김안과가 300명에 이르는 대식구가 되었습니다.
1962년 봄 서울에 올라와 장소를 물색했는데, 당시 인구 비례로 개업 허가제를 실시했는데 종로구나 중구 등 시내 중심가에는 이미 몇몇 유명한 안과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개업 후보지로 광화문 네거리, 남대문 시경 앞, 영등포를 두고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중학 선배인 고(故) 이범순 영등포 충무병원장의 권유로 신흥 인구밀집지역인 영등포에 개업했습니다.
50년 역사에서 김안과병원은 명성을 잃지 않고 안과로서 동양 최고가 되었습니다. 병원을 거쳐간 모든 분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오늘을 일구어냈음을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제 김안과병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안과병원이 되었습니다. 이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요인은 전 직원이 일심동체가 되어 환자 진료를 열심히 해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안과병원의 특징은 365일 쉬는 날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요일이나 공휴일, 한밤중이라도 눈이 아픈 사람은 누구든지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설날이나 추석날도 꼭 오후 1시까지 진료를 하여 환자 머릿속에 김안과에 가면 언제든 병을 치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눈 하나만을 위해 38명의 안과전문의를 비롯 마취과, 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6명 등 총 44명의 전문의와 11명의 안과전공의를 포함하여 300여 명의 직원들이 과별 세분화, 원스톱 진료라는 국내 안과진료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기에 국내 최고의 안과병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최근에 의료진들이 캄보디아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있으신지요?


- 올해에도 4월과 6월 두 차례 캄보디아에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6월 봉사는 6월 25일~7월2일까지 1주일 일정이었고, 의사, 간호사 및 행정직원 등 총 14명의 김안과병원 직원과 5명의 건양대학교 봉사학생단과 2명의 일반인 봉사단 등 총 21명이 다녀왔습니다. 1주일 기간 동안 백내장 52건을 비롯 총 77건의 안과수술과 1,200여명의 외래환자 진료를 하였습니다.
50여년 전 가난한 나라의 유학생으로서 미국의 도움을 받아 공부한 만큼 이제는 내가 베풀 능력이 되었으므로 이를 되갚아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지금은 지구촌이 한 가족으로 모든 나라들이 다문화사회로 변화하고 있어 국제사회를 향한 봉사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 속의 김안과병원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이런 해외봉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2008년부터 캄보디아에 1년에 3차례씩 정기적으로 봉사단을 파견하였습니다. 캄보디아는 기후와 수질 오염 때문에 안과질환이 흔하지만 제대로 된 병원 시설이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씨엠립에 작은 수술병원을 짓고 2억원 상당의 의료 장비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8백여 명의 환자들에게 개안수술을 해주고 5천여 명의 환자들을 진료했습니다.
캄보디아 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몽골, 스리랑카 등에서도 무료진료 봉사를 하였는데, 앞으로 대상 국가를 더욱 넓혀 봉사활동을 해 나갈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의료 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진료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인지 소개해 주세요


- 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정밀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으며 보육시설,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 아이들의 건강한 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눈 건강을 항상 점검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에게 무로 수술로 광명을 선물하고, 소방관 무료 라식 수술 등 꼭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김안과병원과 논산에 있는 건양대학교가 2011 피스 스타컵이라는 연예인 축구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피스스타컵은 단순히 연예인 친목 축구대회가 아닌 사회공헌활동을 함께 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행복동행’이라는 슬로건으로 후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정으로 안과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을 선발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합니다.

봉사활동에 직접 다니시는지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 의료봉사단에 함께 참여하여 두 차례 진료를 했습니다. 캄보디아의 날씨가 40도를 오르내리고 환경도 열악하여 의료진의 고생이 많습니다.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계기로 후센 캄보디아 총리를 국빈 자격으로 만났습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안과병원 설립을 협의하고, 현지 안과 의사의 교육, 첨단설비 이용 기술 등을 전수하기로 했습니다. 캄보디아 의대생들을 건양대에 초청하여 의학교육도 전수하려고 합니다.

김 이사장님은 건양대학교의 설립자이자 총장입니다. 건양대학교 개교 20년의 소회를 말씀해 주세요


- 건양대의 발전을 위해 모두들 많은 열정을 기울였습니다. 지난 20년의 역사는 성년의 건양대를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시킬 것입니다. 건양대학교는 2009년 대학 최초로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작년에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짧은 역사에 이런 성과들을 이룩할 수 있는 원동력은 '학생중심대학'으로 취업까지 책임지는 '무한책임주의'였습니다.

요즘 대학등록금이 사회적 이슈입니다. 건양대학교는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했습니다. 또한 재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가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정책을 수립하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 등록금을 최저로 유지하고 장학금을 확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학비 걱정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학생들이 자신이 세운 목표에 따라 노력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건양대만의 독특한 장학금인 금연과 다이어트(비만) 장학금으로 금연과 다이어트는 극기와 인내심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데 착안을 해서 만든 장학금입니다. 이러한 노력이라면 앞으로 공부든, 사회생활이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특정 자격증을 취득했거나 봉사활동을 했을 때,
 심지어 도서관 이용 실적이 포인트로 누적되어 장학금으로 지급합니다.
공부를 잘한다고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 중에 목표를 못 잡고 방황하는 학생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장학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향후 김안과병원의 역할과 미래는 무엇인지요


- 1962년 영등포에 작은 안과병원을 개원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였습니다. 이런 우려를 찬사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환자들이 항상 찾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자, 가슴으로 진료하는 병원을 만들자"는 환자들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항상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49년 동안 최고의 안과병원으로 자리해 왔듯이 앞으로도 환자제일주의의 철학을 바탕으로 최고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영철학과 꿈을 말씀해 주세요


- 마인드 경영, 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소통한다고 하면서 혼자만 노력해서는 안됩니다. 건양대의 경우 모든 교직원이 힘을 합쳐서 소통에 성공했습니다. 정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 베스트 11'에 뽑힌 것도 모든 교직원간의 소통이 원활해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많은 대학에서 건양대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직원들은 '내 자식을 가르치고, 내 자식에게 밥을 먹이고, 내 집 안방을 청소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에게는 내 아이들을 가르치듯 사랑으로 가르치고, 직원들에게는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결해주듯 봉사하고, 심지어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께도 내 아이 밥 차려주는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시험기간이 되면 밤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직접 도서관으로 가 빵과 우유를 나눠줍니다.
김안과병원의 이사장으로, 건양대학교의 총장으로 건양대학교와 김안과병원이 지역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범사학으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영원한 현역이고 싶습니다. 2007년 국민훈장을 수상하면서 다짐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김안과병원과 대학병원의 건립자로서 대학과 병원이 상호협력하여 우리나라 교육과 의료에 크게 이바지하게 되기를 항상 염원합니다.
 

엄금희 기자 ekh@dailycnc.com

 

[약력]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이사장 / 건양대학교 총장
1928년 7월 9일생
공주고등학교 졸업
세브란스 의과대학 학사
美 일리노이주립대학 안과대학원 석사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美 시카고안과병원
인천기독병원 안과 과장
제3육군병원 안과 과장
대한안과학회 제24대 회장
광산김씨 대종회 제19~22대 회장

1962년 김안과병원 개원
1991년 건양대학교 설립
2000년 건양대학교 병원 개원

수상 / 수훈
1982년 대통령 표창
1996년 충남 개도1백년 기념 '충남을 빛낸 100인'선정
2001년 연세대 '올해의 동문상'수상
2005년 월남장 수상
2006년 연세대 '올해의 동문상'수상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수상
2008년 '자랑스런 충청인상'수상
       '자랑스런 연세인'선정
       연세의대 미주동창회 '올해의 스승'선정
       연세의대 '2008년 세목인상'수상
2010년 고용노동부 대통령표창 '일자리창출 유공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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