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과 세수확충 ‘一石二鳥’

지자체장들의 외자유치를 위한 세일즈 활동이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투자유치를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고 직접 해외세일즈에 나서는 것은 기본이다. 해외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적극적 실행을 위해 행정시스템에 과감한 변화를 주고 있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자체장들이 해외기업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것은 지방분권화 시대에 발맞춘, 일종의 생존전략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해외 세일즈로 외국자본을 유치할 경우 지역 내 산업발전은 물론 고용창출 등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초단체로는 처음으로 투자유치단을 조직한 김 시장은 “구미가 세계속의 디지털 도시로 성장하는 원동력으로 외자유치를 선택했다”며 “국내기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 파이를 키워나갈 성장 동력으로 외국기업 및 外資유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 분권이 추진되면서 지자체들이 고용창출과 세수확충을 위해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최근엔 외국 기업이 다른 외국 기업을 추천하는 구전(口傳) 효과까지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파격적 제안, 시스템도 ‘바꿔’

취임 이후 2년 8개월간 지구 4바퀴에 해당 하는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외자유치를 위한 외국 출장을 통해 해외 17개 기업과 투자협약(MOA), 38개 기업과 투자양해각서(MOU), 9개 기업과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금액으로는 125억 달러에 달한다.

손 지사는 기업하기 좋은 지자체를 목표로 도의 행정시스템을 변화시켰다. 기업과 외자의 유치를 위해 모든 합법적 행정적 수단을 강구하는, 일명 ‘포지티브형 행정’으로 바뀐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델파이(자동차부품)사 연구센터 유치를 위해 도로를 직접 개설해주었고, ‘땅 맞바꾸기’를 통해 일본의 LCD업체인 스미토모화학의 5억불 유치를 이끌어낸 것은 이러한 변화를 드러낸 예다.

이명박 서울시장 역시 지난해 말 모스크바시를 방문, 약 2조3천억원에 이르는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사업을 국내 업체가 따내는 데 일조하는 등 CEO였던 과거의 경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을 직접 방문해 세계적인 금융 보험사인 AIG와 여의도에 국제금융센터를 짓는 계약을 맺었다. 외자유치액만 9억달러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AIG측은 사업비 8억달러를 들여 여의도 일대에 연면적 1만4000여 평 규모의 금융센터를 짓는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직접 외국기업 CEO를 맨투맨으로 만나는 세일즈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취임 이후 안 시장이 이뤄낸 인천특구 외자유치실적은 17건, 207억달러에 달한다.
안 시장 역시 외자유치 과정에서 파격적인 제안으로 충분한 효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M의 주행성능시험장 및 연구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14만평의 사업부지를 무상임대해 주겠다고 제안한 결과 GM측은 주행성능시험장 및 연구단지 외에 중국에 세우려던 연구개발시설까지 인천에 짓기로 결정했다.

최근 2년간 시 예산의 2.8배에 달하는 10억2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관용 구미시장은 구미산업단지 기업인들 사이에 `애니콜 시장`으로 불린다.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기 위해 항상 분주하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행정업무는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시장은 지역기업을 키우고, 고용을 창출해 더 많은 소득을 안겨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대평 충남도지사는 초스피드 행정지원을 선보이며 지난해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합작회사인 일본의 LCD업체 S-LCD사를 아산시 탕정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충북도청 외국인 투자유치팀은 산자부 재경부 등 관련부서를 찾아다니며 투자신고에서 공장설립까지 14개 행정단계를 50여일만에 처리해줘 외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전남도는 외자유치 담당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개방형 계약직으로 임용하기로 하는 파격적 변화를 시도했다. 개방형 직위를 5급까지 확대한 것은 중앙 부처는 물론 전국 지자체에서도 전남도가 처음이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오는 2007년까지 대구에 외국인 학교와 외국기업인들이 거주 할 수 있는 전원형 고급주택 7백여 가구를 짓는 등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자체장들의 적극적 외국기업 유치에 대해 김관용 구미시장은 “해외 도시와의 기업유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타겟이 되는 기업을 선별, 면밀히 조사 한 후 예상되는 비용과 수익, 사업성 등 각종 자료를 정확히 분석·제시해 신뢰를 획득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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