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중소기업의 눈물 "말로만 외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

[소비자경제=정창규 기자] 대기업의 횡포에 중소기업들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6월 21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없는 업계 행태와 내막이 샅샅이 드러났다.

지난해 대기업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도 협력업체들의 체감온도는 여전히 냉냉하다.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 요구로 인해 직원들 중 일부를 비정규직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한 중소기업의 사장. 자신의 이름으로 특허 낸 기술을 빼앗기다 시피한 중소기업의 사장들.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기만 했던 중소기업 사장들은 대기업들의 교묘한 수법으로 인해 분노와 배신감만 느꼈다고 한다.

대기업의 횡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 상인들에게도 치명적인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표적인 서민음식 순대. 순대 한 접시에 보통 2000원에서 2500원 사이다. 순대 한 접시를 팔면 순대 가공업체에 돌아오는 돈은 140원 안팎. 구제역 파동이후 원재료 값이 급등해 그나마 최근에는 그 돈도 100원 안팎으로 줄었다고 한다. 그 좁은 100원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 상인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대기업들이 MRO시장에 진출하면서 영세 상인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MRO기업이란 각종 사무용품에서부터 공구, 문구류, 건설자재 같은 소모성 자재들을 구매 대행하는 업체다. 기존의 직거래 구조에 MRO업체가 끼어들면서 제조업체와 납품업체 모두 단가인하를 강요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무리한 사업 확장은 대기업 사주들의 부의 상속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기업 MRO의 지분은 상당수가 계열사와 임원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생 중소기업 사장이 탄생시킨 서비스로 채팅로봇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서비스 ‘심심이’는 한 달 매출이 40억 원에 달하는 KT(구 KTF)의 효자상품으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4년 후 KT와의 제휴 사업이 끊겼고, ‘심심이’라는 상표마저 빼앗겨야만 했다고 밝히며 억울함을 토해냈다. 

2003년 한 중소기업은 투 넘버 서비스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KT에 사업제안을 했지만 결렬되었고, 얼마 뒤 KT는 KT임원명의로 특허를 내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중소기업 사장은 대기업과 손을 잡고 사업을 시작해 보려던 부푼 꿈을 접어야 했다.

또 다른 한 중소기업 사장은 8년간 LG를 상대로 특허 분쟁을 벌였지만 대기업만의 치밀한 전략에 패소하고 말았다. LG측은 특허 분쟁대응 전략 세미나 개최,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앞세워 소송에 임했고 민사소송 1심, 2심, 최종심 모두 무혐의 판결을 받아냈다. 그들의 싸움은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과 같았다.

갈수록 커져가는 대기업의 사업 확장과 말로만 외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 그들이 왜 상생할 수 없는지에 대한 내막을 MBC PD수첩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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