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 날개를 펼친다”

기성세대라면 과거 유행했던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제주도는 더 이상 ‘말(馬)의 고장’이 아니다.

지금 정부는 ‘대한민국 세계화의 전진기지’이자 동북아의 구심축으로서 제주도를 초일류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시행된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구체화되어 내년부터 7대 선도프로젝트를 비롯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제주도는 투자동기를 유발하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인허가 등 투자행정 절차 간소화, 토지비축제 도입, 수도권 소재 첨단산업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타 지방자치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민과의 대화에서 ‘특별자치도’ 구상을 언급한 이후 제주도는 그동안 소외된 ‘남쪽의 섬나라’에서 21세기 희망의 국제도시로서 새로운 꿈과 비전을 던져주었다. 이후 제주발전연구원 주관으로 1년간의 연구과정과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 11월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제주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라는 원대한 비전을 설계하며 제주도민들에게 새로운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김태환 제주도지사를 만나 그의 열린경영을 통한 도정혁신과 제주도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를 들어봤다.

취임 6개월, 소신과 열정으로 각종 현안 극복
“특별자치도 확고한 기틀다져 백년대계 수립”

-취임 후 약 6개월이 지났는데 그간의 소감을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도민들의 성원으로 취임 6개월을 맞이하는 동안 우리 제주도는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많은 일들을 시도했고, 또한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했습니다. 출발 당시만 해도 골이 깊은 도민갈등과 IMF 외환위기보다 심각한 경제상황, 그리고 뜻하지 않은 9.11 집중호우 등 견디기 힘든 시련과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재선거라는 아픔을 딛고, 도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 보람있는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들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제주지역항공사를 설립하게 되었으며, 최악의 위기에서 최고가격을 받고 있는 감귤, 처음으로 외국인관광객 30만명시대 개막, 그리고 세계적인 조지워싱턴대학 제주캠퍼스 유치 가시화 등 많은 변화의 성과들이 제주도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무엇보다 9.11 집중호우는 제주도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지만, 반대로 전도민이 모금활동에 동참함으로써 도민화합과 사랑을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2004년의 아픈 기억과 새로운 도전은 우리 제주도민들에게 풍요로운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열어나가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후 “열린도정”을 몸소 실천하며 도정 혁신에 앞장서 왔는데, 그간의 구체적인 도정 성과가 있다면 설명해 주십시오.
▲지난 6월 제주도정은 새롭게 출범한 이후 각종 현안 해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도민 대통합을 위해 일 중심 공직풍토 조성, 수눌음 정신이 배어있는 복지공동체 구축, 민간단체 주도의 시민문화운동 전개 등 5개 분야 20개 실천과제를 추진해 왔습니다. 특히 생산과잉으로 대란이 우려되었던 감귤은 대대적인 폐원(2,500ha)과 범도민적 감산운동, 전국을 대상으로 한 유통명령제 시행해 8년만에 최고의 감귤가격 유지함으로써 농촌경제와 지역경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환경부로부터 ‘제1회 환경관리 우수자치단체’로 지정되고, 유엔환경계획(UNEP) 총회를 통한 환경정책의 국제화함으로써 인간과 환경이 조화된 ‘녹색평화도시’ 구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04~’08)’을 확정해 IT·BT산업 육성기반을 구축하고 지역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적극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를 ‘새로운 출발, 제2의 도전’의 해로 삼고 ‘도민소득 2만불의 기틀을 다지고자 합니다.

-국제자유도시로서 제주도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이기 위한 향후 발전전략과 계획을 설명하여 주십시오.
▲국제자유도시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인지도가 더욱 높이기 위하여 ‘제주 알리기’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개최되는 APEC 재무장관회의, 통상장관회의 규모의 대규모 국제회의, 올해 개최된 PGA, LPGA와 같은 규모있는 국제대회를 유치하여 제주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며, 12월말 경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하여 각종 정상회담의 유치를 통하여 제주를 동아시아 외교중심지로 육성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관광·휴양기능과 더불어 제주환경에 맞는 국제교육, 의료, 무공해 첨단산업, 청정 1차산업 등 차별성있는 산업을 집중 유치해 제주를 세계 제1의 청정지역으로 조성, 일과 휴양을 겸할 수 있는 세계적인 도시로 육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발전 방안에 대해 설명하여 주십시오.
▲제주도는 지역특성과 경쟁력을 갖춘 행정체계로서 제주특별자치도를 추진하고 있죠.
이는 자치조직권 인사·재정·과세권을 포함하는 자치입법권 등이 보장되며 차별화된 제주발전전략을 담은 지방분권 시범도시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계획안은 지난 11월 2일 도민공청회를 거쳐 11월 30일 확정, 정부 제출한 상태이며, 중앙정부의 추진위원회, 기획단, 지원단 등이 설치되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제주도의 지역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개발과 보존, 기업환경에서 주민생활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자치제도를 도입해 삶의 질이 높은 제주도를 만들어 나감으로서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건설과 나아가 제주도가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지역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2006년 하반기 특별법 시행을 목표로 중앙부처는 물론 정치권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며 도민의 뜻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국내경기 침체로 관광업 및 서비스업이 ‘한파’를 맞고 있는데 제주도의 관광진흥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여 주십시오.
▲제주도는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허브관광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경쟁력과 지리적 요충지로서 천혜의 관광자원과 신화와 전설이 살아 쉼 쉬는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죠.
그러나 최근 국내경기 침체의 영향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다소 위축된 실정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101가지 체험상품을 개발하여 대도시 순회 관광설명회, 팸투어, 순회홍보활동, 신상품 개발을 비롯한 국내외 홍보 마케팅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하였으며, UNEP, PATA, ADB, 한상대회 등 메이저급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관광과 스포츠산업을 연계한 국내외 74개 대회를 유치함으로써 5천억원을 상회하는 지역경제 소득효과를 가져 왔습니다.
특히,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국제항공노선 확충과 제주관광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제주 웰컴(Welcome) 센터를 건립, 관광안내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제도적인 지원을 적극 돕고 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도정 주요사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국제고유가, 투자부진, 내수침체 여파로 국내경기에 크게 의존해 왔던 제주도 경제연건도 올해는 어려운 해였습니다. 이에 ‘지역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도정과제로 설정하고 경상경비 10%를 줄여 중소기업·재래시장·실업대책에 투입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자금지원대상을 55% 수준에서 90%까지 확대하고, 과감한 감귤구조조정과 전국단위 감귤유통명령제를 시행하는 등 적극 대처해 왔습니다.
또 내년은 제주경제 자생능력 기반확보의 원년으로 삼아 관광·농축수산업 등 제주기초산업을 고부가 가치화하고, IT, BT, 청정에너지 등 차세대 성장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관광객과 회의산업 육성을 위한 유치지원 인센티브 강화, 드라마촬영 등 한류관광 유인, 골프 등의 스포츠 관광객 100만명 유치를 추진함으로서 고부가가치의 관광도시로 육성하고자 합니다.

-기업의 탈 수도권화가 진행되면서 (주)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기업들의 본사 제주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 및 촉진 방안이 있다면 설명해 주십시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주)다음커뮤니케이션은 본사가 제주이전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휴대폰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EMLSI도 내년 1월에 본사를 이전, 2007년까지 4단계에 걸쳐 600억원을 투자하여 반도체 테스트하우스와 묘듈하우스, 그리고 디자인하우스 등을 시설할 계획입니다.
또한 동물성 의약품 개발업체인 R&L생명과학이 제주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부지를 마련하여 내년도에 가동할 계획으로 있어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지향하는 산업구조 고도화의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주도에서는 이러한 IT, BT산업등 첨단산업을 중점 육성하기 위하여 금년도에 투자유치 촉진조례를 제정하여 제주에 투자하고자 하는 영상산업, 정보통신산업, 지식기반산업, 제주 첨단과학기술 단지내에 입주하는 기업 등에 입지보조금, 고용·교육훈련보조금, 시설투자비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향후 임기동안 제주도의 발전을 위한 비전과 포부를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올 한해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았던 해라고 생각합니다.
도민사회의 찬반논란 속에 난마처럼 얽혀있던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 감귤폭락 대책, 제주지방개발공사, 지역항공사 설립 등의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정리하여 발전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제주도는 이제 ‘세계화의 눈으로 제주의 힘을 키운다’는 열린 시야를 가지고 새롭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작다고 하지만 싱가포르보다 3배나 넓은 면적과 사방으로 태평양을 연결하는 영해가 펼쳐져 있습니다.
이에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원동력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비전을 실현하여 제주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희망’으로 거듭 나고자 합니다.
더불어 제주도민과 온 국민께서도 각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합니다.

<약력>
1959. 전주고등학교 졸업 / 1964. 제주대학교 법학과 졸업 / 1973.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 2004. 제주대학교 명예행정학 박사 / 1964~1982 제주도 산업과,농부과,공보실,기획예산실 / 1982~1985 제주도기획관, 제주도관광개발국장/1985~1988 남제주군수 / 1991~1994 제주시장 / 1995~1997 제주도행정부지사 / 1997~1998 대한적십자사제주도지사회장 / 1998~2004 민선2기,3기 제주시장 / 2004.6~현재 제주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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