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마켓컬리 코로나19에 울상, SSG닷컴 반사효과 톡톡히 누려

폐쇄된 경기도 부천 오정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폐쇄된 경기도 부천 오정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작구에서 사는 주부 A씨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과 마켓컬리에 주문을 하는 것이 꺼려진다. 우선 이 상황이 누그러지기 전까지는 조금 배송일이 소요돼도 다른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N씨는 “사실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 기존에 주문하던 쿠팡을 이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진다”면서 “우선 간단한 것은 동네 마트나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기존의 소비자들이 다른 경쟁업체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쿠팡과 마켓컬리에 밀려있던 다른 온라인 쇼핑몰이 때아닌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며 온라인 쇼핑몰 이용을 포기할 수 없는 일부 소비자들이 쿠팡과 마켓컬리 대체재 물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SSG닷컴, 티몬 등 매출 증가

SSG닷컴은 29일 새벽배송 주문 건수와 매출이 전날대비 각각 15%, 40% 증가했다. 지난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서 주문건수와 매출이 각각 14%, 37%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반려동물용품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24.7% 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정육(24.1%), 청소·세탁용품(21.3%), 통조림(14.5%), 수산물(13.5%), 과일(12.8%), 생수(12.8%), 채소(12.7%) 등 순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도 27~28일 전주 같은 요일(20~21일) 대비 마스크 등 생활용품 부문 매출이 50% 증가했다. 신선식품 부문도 20%대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과 마켓컬리 사태로 고객들이 타 업체의 새벽배송을 대체재로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간단한 것은 ‘편의점’서 구매

편의점 매출도 쿠팡 물류센터 사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27~28일 유아 간식·기저귀 등 유아용품 매출을 지난주 같은 요일(20∼21일)과 비교하니 198.9%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박(77.7%), 채소·나물류(56.4%), 두부(49.9%), 축산(38.2%), 휴지류(29.8%), 반려동물용품(25.9%), 생수(20.1%)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휴지류와 생수, 반려동물용품은 소비자들이 쿠팡 등 온라인몰에서 정기 배송 상품으로 자주 이용하는 상품인데, 이번 사태로 쿠팡 소비자가 편의점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작업환경 개선해야” vs “국민생활 편익 제공”

이번 사태로 인해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대규모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쇼핑몰 업체의 경우 작업자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방역방침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쿠팡 직원은 “물류센터라는 곳이 창고이고 생활편의시설이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물량이 더 늘면서 방역지침을 철저히 따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이번 기회에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방역체계를 더욱 확실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주부맘 카페나 블로그에서는 쿠팡 직원들에 대해 걱정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일부 댓글에서는 “그동안 새벽배송하느라 고생한 쿠팡 직원들에게 괜히 미안하다. 대부분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는 일용직에 투잡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작업복을 교대로 갈아입는다고 하니 작업환경이 너무 열악한 것이 아닌가. 이번 기회에 작업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그들도 피해자인데 너무 죄인 취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서 나아서 생활현장으로 돌아왔으면 한다”는 말들도 이어졌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이번 쿠팡물류센터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가 겪는 고통의 일부일 뿐인데 온라인 쇼핑몰 전체를 부도덕한 업계로 매도하는 것은 억울한 면이 있다”면서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국민의 생활편의를 높이고 원활한 생활유통체계를 지켜온 것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관계자는 “온라인 배송에 신뢰를 잃은 일부 고객이 오프라인 마트나 편의점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쿠팡과 마켓컬리는 ‘충성 고객’이 많은 만큼 고객 이탈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코로나가 잦아지면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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