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김정은 미스터리'에 美 정부당국자 "추측에 불과“
러시아,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우리는 공식정보만 믿는다"
해외 친북인사 "金 중태설은 거짓"…”北 공식정보 받았다“
문정인 "김정은 살아있고 건강해…13일부터 원산 체류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뇌출혈로 의식불명’,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식물인간 상태’, ‘친중수뇌부 중국 측에 김평일 차후 권력승계 의사 전달’, ‘김 위원장, 수술 후 결국 사망’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한 소문이 무성하다.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우리는 북한 지도부 상황이나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해 결론적인 평가를 내릴 만한 어떠한 추가 정보도 얻지 못했고, 그러한 조짐을 보지도 못했다"면서 "추측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과거 대북 문제를 담당했던 대니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김 위원장 일가에 관한 소문이 늘 무성했지만 대부분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지적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AP에 "내가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북한 지도자들에 대한 사고, 질병, 암살기도 의혹 등에 관한 수많은 정보보고를 받았다"면서 "그런 정보들은 대중 앞에 다시 나타나곤 한다"고 말했다.
아직 미 정부는 김 위원장의 신상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부인하는 '공식 정보'를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해외 친북단체인 조선친선협회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최고무력사령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는 정보는 거짓이고 악의적"이라면서 말했다. 다만 '공식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러시아 공산당 관계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현재로선 공식적인 정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공산당 소속의 카즈벡 타이사예프 국가두마(하원) 의원은 이날 보도된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의 질환에 대한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우린 공식적인 정보만 믿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조부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엄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불참해 그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김 위원장이 태양절 참배에 불참한 건 2012년 집권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한편 미 국방 관리는 뉴스위크에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 중이라는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 보도를 가리켜 "열차의 존재와 그가 2개의 주요 행사에 불참한 사실을 볼 때 김 위원장이 중태이거나 아니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신뢰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위원장이 살아있고 현재 원산의 해안 리조트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도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나 중태설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WP는 또한 중국이 김 위원장에 관해 조언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는 전날 로이터 통신의 보도와 관련해 "정말 위기 상황이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면 북한이 중국 관리와 의사 그리고 '중국의 간섭 가능성'을 불러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와 외교관 등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탓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췄다는 해석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고위 관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감염자와 접촉했을 경우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췄을 수 있다"면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 전역에 코로나19가 퍼져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한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지난 26일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살아있으며 건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4월13일 이후 원산에서 머물고 있다"며 "아직 아무런 의심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적어도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의 25일(현지시간) 보도와도 대체로 일치한다.
일본 언론들도 한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인 평양을 피해 원산 별장으로 피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