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투자자 몰려 이상과열
유가 올라도 투자 손실 발생
저유가 길어져도 투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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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유가가 폭락하자 유가 반등을 노리는 투자자가 늘었다. 유가 연계 상장지수 증권(ETN) 시장이 과열되자 금융당국이 최고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ETN은 특정 테마의 주식 또는 상품을 묶어서 만든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은 9일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했는데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대거 몰려 투자자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위험 단계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금융 소비자 경보는 주의, 경고, 위험 3단계로 운영된다.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 상품의 지난달 개인 순매수액은 3,800억원(삼성·신한·NH·미래에셋 등 4개사 기준)으로 지난 1월(278억원)의 13.7배로 늘어났다.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사이에는 괴리율이 최대 80~90%대까지 폭등한 상태다. 괴리율이 너무 크면 향후 ETN의 시장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금감원은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이 상승해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고 오히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는 경우 큰 투자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투자자의 예측과 달리 저유가가 길어지는 경우에도 투자자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앞서 한국거래서는 지난 8일 원유 ETN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거래 정지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거래정지 조치는 정규시장이 종료됐을 때 실시간 지표가치(국제 유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ETN 괴리율이 5거래인 연속 30%를 넘을 경우 다음 날 거래를 정지하는 것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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