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경제 금융 전문가 추천
조원태 회장 재선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김도균 기자] 한진가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과 계열사 대한항공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확정했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KCGI가 구성한 '3자연합'에 대항해 소수주주 표를 얻기 위해 사외이사진을 경제ㆍ금융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4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사외이사, 사내이사 연임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제7회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 주주총회는 모두 오는 27일 개최된다.

한진칼은 3자연합 측 공세를 막기위해 사외이사진에 경제 전문가를 대거 추천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금융위원회를 거쳐 재정경제부 차관을 역임한 금융전문가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해결하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한진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지 제고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석 후보는 한국증권학회장·한국금융학회장을 거쳐 현재 자본시장연구원장이다. 임춘수 후보는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다. 최윤희 후보는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검찰출신이다. 이동명 후보는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다.

대한항공도 신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경제전문가 등을 추천했다. 정갑영 후보는 전 연세대 총장으로 한국산업조직학회·동북아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조명현 후보는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이사, 한국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현주 후보는 전 SC제일은행 부쟁장보로 은행에서 기업 운전자금 관리, 리스크 관리 업무를 경험했다.

3자 연합의 강성부 KCGI대표는 지난 20일 "한진그룹 경영진이 부채관리에 실패하고 이자가 높은 신종 자본증권을 대거 끌어쓰다가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3자 연합의 지적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경제전문가 등으로 대거 사외이사진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사내이사 후보는 대부분 대한항공 재직중인 인사로 구성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이외에 석태수 한진칼 사장, 하은용 한진칼ㆍ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사내이사진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도 이달 말 임기가 만료하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을 다시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한진칼 정관은 사내이사·사외이사의 인원수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진칼과 3자 연합이 각각 추천한 사내이사·사외이사는 주총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를 얻느냐에 따라서 모두 선임될 수도 있고, 모두 선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주주 과반의 동의를 이끌어내면 한진칼 이사로 선임된다. 4일 기준 조원태 회장측의 지분율은 39.25%로 3자 연합 지분율 37.63%보다 다소 높다.

한편 한진측을 옹호하는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주총을 앞두고 한진칼 주주들에게 노조가 지정하는 대리인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4일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취지의 서류를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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