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칼럼] 소비자의 재산인 항공마일리지 소멸,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소비자주권 칼럼] 소비자의 재산인 항공마일리지 소멸,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 박홍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고발팀장
  • 승인 2020.01.21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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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 소비자주권 칼럼] 작년에 이어 올 2020년 1월 1일 부로 약 5천억 원에 달하는 항공소비자들의 마일리지가 소멸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김천)이 2019년 3분기까지 항공사별 연결 재무상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의 누적 마일리지 금액은 1마일리지를 20원으로 환산 했을 때 총 2조 9372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20년 사라지는 마일리지는 두 국적항공사 합계 4936억 원 수준(대항공 3940억 원, 아시아나항공이 996억 원)이다.

문제는 이렇게 소멸된 마일리지는 소멸 즉시 곧바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사의 수익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두 항공사는 가만히 앉아서 단 하루만에 5천억 원의 불로소득을 얻은 것이다. 두 국적항공사가 항공마일리지 사용처를 비항공 서비스 분야로 확대 하거나 자사 항공권 구입이나 좌석 승급 등 폭넓게 사용처를 보장하지 않는한 이러한 행태는 매년 반복 될 것이며, 소비자들의 귀중한 재산인 마일리지는 두 항공사에 매년 어김없이 귀속 될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와 같이 일방적 마일리지 소멸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지난 12월 13일 복합결제 20% 도입이 주 내용인 마일리지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러한 개편안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려왔다. 대한항공의 항공마일리지 개편안을 받아 든 소비자 치고 분노하지 않는 소비자가 없다. 언론 또한 대한항공의 항공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아시아나 항공 역시 매각 절차가 끝나는 대로 마일리지 개편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의 개편안 발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대한항공이 발표한 마일리지 개편안은 첫째, 현금에 마일리지 20%를 포함하는 복합결제안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다. 최소 500마일에서 최대 운임의 20% 이내로 마일리지 결제 범위를 한정했다. 하지만 현재 마일리지 가치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현금대비 마일리지 결제비율 20%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그 근거를 전혀 알 수가 없다. 대한항공이 지난 2년 6개월 간 카드사 및 은행에 1조 8천억 수준의 마일리지 판매 수익을 올렸음에도 마일리지 단가를 특정 할 수 없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항공사의 경영상의 편의와 이익 등 자의적 판단에 의해 마일리지 차감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항공사의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큰 복합결제 비율은 항공사가 정할게 아니라 일부를 결제하든 전부를 결제하든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둘째, 마일리지 적립비율 개편안은 말 그대로 개악이자 조삼모사 대책이다. 일등석이나 프레스티지석을 이용하는 탑승객은 마일리지 적립량을 대폭 늘렸으나 마일리지 공제 비율 역시 대폭 늘림으로써 실질적인 이득은 없다. 또한, 이번 개악으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대상이 일반석을 이용하는 일반 승객들이다. 일반석을 이용하는 탑승객은 마일리지 적립량을 대폭 줄여버렸다. 탑승객의 대부분이 일반석을 이용하는 일반 소비자인 점을 감안하면 노골적으로 다수 소비자를 무시 한 것이다. 대한항공 측은 항공권 운임 수준에 따른 혜택 균형을 위한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마일리지의 전체적인 축소로 볼 수밖에 없다.

셋째, 공제 마일리지 개편안 역시 개악수준이다. 우선 보너스 항공권 및 좌석 승급 보너스 이용 시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지역·대륙”에서 “운항거리”로 변경 하였다. 125개 국제선 노선 중 64개 노선의 인하, 12개 노선 현상유지, 49개 노선의 인상을 발표 했다. 공제 비율이 다소 인하된 단거리 노선의 경우 기존에 구간효율이 좋지 않은 지역이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마일리지 적립 비율이 높지 않은 지역이다. 반면에 공제 비율이 대폭 늘어난 49개의 노선은 대부분 장거리 노선이다. 이 노선이 승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선임을 감안하면 전형적인 눈속임 개편안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 어느 문구를 봐도 소비자를 배려한 흔적이 전혀 없다. 비항공 제휴 서비스 사용처 확대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고 마일리지 공제 비율만 높였을 뿐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음에도 주무 부처인 국토 교통부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대책에 대해 어떠한 반응이나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이번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재검토 할 것을 요청했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국회에 항공마일리지의 적립, 사용, 양도, 거래 및 미사용 마일리지의 기부 등 활용방안에 대한 기준을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어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국토부에 제출하는 연간보고서에 항공마일리지 관련 현황을 포함하는 것을 비롯해서 항공 운송 사업자가 항공 마일리지 적립·사용 기준 준수의무를 위반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과 연 단위로 발간되는 항공 교통 서비스 보고서에 항공사별 항공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 현황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소비자주권은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는 항공사들의 횡포를 막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기 위해 항공마일리지 표준약관 제정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두 국적항공사는 물론이고 공정위는 표준약관 제정에 적극 임해야 한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항공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단순히 구두로 재검토를 요청 할 것이 아니라 마일리지 대책의 전면 철회를 강제하고 항공마일리지 표준약관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토교통부 역시 현행법의 미비로 항공마일리지 소멸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또한 기 소멸된 항공마일리지 소멸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 대책 역시 적극 강구해야 한다.

두 국적항공사의 현행 약관은 마일리지를 소비자의 재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적립한 마일리지는 소비자 재산권 차원에서 보호되어야 하며, 현금자산 처럼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화된 경제 환경은 이를 여러 형태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소비자 보호를 우선하는 표준약관 제정을 통해 2021년에는 더 이상 항공마일리지 소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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