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통 트렌드…저가⋅새벽⋅명품
유통업계 출혈경쟁, 사활을 건 경쟁
소비자, 저가와 편리 누릴 기회

 


초저가를 누리자⋯유통업계 출혈경쟁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생긴다.

     소비자가 상품을 싸게 살수록 유통업계의 수익도 줄었다.

     소비지출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침투율)이 2019년 29%대에 이르렀고 올해는 3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으로 대표되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약진하자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초저가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눈앞의 이익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다.

유진투자증권 2020 산업전망(유통)
유진투자증권 2020 산업전망(자료=통계청, 유진투자증권 제공)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유통업계 쌍두마차 롯데와 신세계는 수장이 앞장서 변화와 혁신을 다짐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신년사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존 사업방식과 경영습관, 일하는 태도 등 모든 요소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도 고추냉이에 붙어 사는 벌레에게 세상은 고추냉이가 전부라는 표현을 들어서 관습 타파를 강조했다.

 


사활을 건 가격경쟁, 초저가를 즐겨라!


     초저가를 누려라.

     유통업계 출혈경쟁이 치열할수록 소비자가 싸게 살 기회는 많아진다.

     원가 절감에 앞장선 대형마트는 올해도 초저가 전략으로 소비자 발길을 잡고 있다. 이마트는 새해 첫 날부터 초탄일 할인판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통큰절초탄일 할인행사를 열었고, 홈플러스도 빅딜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에 뒤질세라 전자상거래 업체도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쿠팡과 지마켓 등은 설맞이 할인을 앞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한국은 전자상거래 시장에 절대강자가 없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50%에 육박하고 있고,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50%를 돌파했다. 그러나 한국 선두주자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옥션)는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후발주자인 쿠팡은 1조원대 영업적자를 감수한 결과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섰지만 갈 길이 멀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과 티몬, 위메프는 계획된 적자를 통해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신세계와 롯데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세계가 출범시킨 쓱닷컴(SSG)은 배송 시설에 집중투자하고 있고,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부터 홈쇼핑, 하이마트까지 모은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적자출혈을 감수한 쿠팡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면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흔들릴 거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가격 경쟁은 올해도 유지될 전망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은 유통과 원가구조를 개선해 초특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초저가 경쟁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급변하는 유통산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말했다. 생수부터 시작한 초저가 상품이 우유, 휴지, 와인, 가전제품 등으로 늘어난 만큼 소비자로선 가격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편의점도 초저가 상품을 늘렸다. 이마트24는 1월 한달 동안 즉석커피를 500원에 판매한다. 커피전문점 커피가 5,000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10분의 1 가격인 셈이다.

(사진=이마트24 제공)

 

 


“더 빨리” “더 멀리” 사활을 건 배송경쟁


     “마트와 작별하고 새벽배송, 농장에서 하루만에 새벽배송.”

     TV광고 속 전지현의 속삭임은 배송 전쟁의 서막이었다. 밤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배달해준다니 깜짝 놀랄 일이었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도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을 강조하자 쿠팡은 로켓프레시로 맞불을 놓았았다.

(사진=쿠팡 제공)

     새벽배송의 폭발력을 감지한 롯데(롯데프레시)와 신세계(쓱배송 굿모닝)도 배송 전쟁에 뛰어들었다. 기업마다 배송 경쟁에 사활을 건 결과 새벽배송은 전지현이 속삭인 것보다 더 빨라졌다. 로켓프레시(쿠팡)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아침 7시 이전에 배송이 끝난다. 새벽배송에 이어 야간배송까지 생겼다. 롯데슈퍼는 일부지역에서 밤 9시까지 주문하면 자정까지 신선식품을 배달해준다.

     쿠팡은 상반기에 로켓배송을 제주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은 대구에 축구장 46개 넓이(약 33만㎡)인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대구 물류센터가 준공되면 인공지능(AI)을 이용하여 영남, 호남, 충청지역까지 새벽배송을 넓힐 계획이다. 대기업 계열사인 모 유통업체 관계자가 “유통산업에서는 대기업 계열사보다 쿠팡이 진정한 대기업이다”고 말할 정도로 쿠팡은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 배송경쟁에서 앞서고 있다.

     롯데는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슈퍼를 활용하여 신선식품을 당일배송, 야간배송, 새벽배송으로 24시간 배송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는 쓱닷컴을 통하여 새벽배송 6개월 만에 배송지역을 서울 전역과 경기 22곳으로 늘렸다. 이밖에 배달의민족은 5,000원 이상 주문하면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새벽배송이 당일배송으로 발전하더니 1시간 배송까지 가능해졌다. 다양한 회사가 다양한 배송을 제공하는 만큼 소비자는 배송품목을 비교하면 더욱 편리하고 빠른 구매가 가능하다.

 


백화점은 웃고 면세점은 울고


     소비 양극화는 올해도 여전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지난해 매출을 살펴보면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소비자 지갑은 아주 싸거나 아주 비싼 상품에 열렸다. 명품을 판매하는 백화점 매출이 늘었지만 중국 관광객 발길이 끊긴 면세점 매출은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명품 판매가 늘어 매출도 늘었다. IBK투자증권은 소비 양극화로 백화점 명품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명품 판매 외 매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백화점은 소비자 맞춤형으로 변신하고 있다. 백화점 1층은 전통적으로 화장품 매장이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1층을 명품 매장으로 바꿨다. 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 1층에 식품전문관을 열었고 현대백화점은 천호점 1층에 식당가로 채웠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