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초점]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3950마리 살처분…축산계 재앙되나?
[이슈초점]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3950마리 살처분…축산계 재앙되나?
경기도 파주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정부, 확산 방지에 총력
현재 전파 경로 파악 중…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국에 미친 영향…중국의 대응책은?
‘돼지고기 값 급등’ 우려
현재 국내 백신개발 어려워
  • 박은숙 기자
  • 승인 2019.09.17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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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포클레인으로 살처분 매몰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포클레인으로 살처분 매몰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정부는 17일 국내에서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으로 확진돼 3950마리 살처분하는 안타까운 조치를 내리고 축산계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양돈농장의 농장주 채 모씨(59)가 지난 16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를 했다. 돼지 5마리가 고열 증상을 보인 뒤 폐사했다. 이후 17일 오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고 발생농장과 인근 2개 농장의 3950마리 돼지를 살처분했다. 또 전국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48시간 동안 가축 등 일시 이동중지 명령도 내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급성형의 경우 치사율 100%로,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아 대부분 국가에서 살처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이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대책을 발표하는 등 더 번지지 않도록 예찰은 물론 소독조치 강화 등이 발 빠르게 조치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도 오늘 아침에 초기에 확산하지 않게 철저한 차단과 관리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 경기도 파주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 경로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 경로는 확인된 바 없다. 농식품부는 해당 양돈농장에서 잔반 급여는 하지 않았고 농장주와 외국이 노동자 등 관계자들이 최근 3개월간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과 10㎞ 사이 둔 발병 농가의 위치를 고려하면 북한에서 내려온 야생멧돼지가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크다고 무게 실리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병한 것으로 알려젔다.

북한 축산공무원 출신 수의사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위원은 “올초부터 북한 로동신문에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기사가 수차례 보도됐고 이례적으로 국제기구에 발병 사실은 북한 전역에 확산돼 있을 것”이라며 “발병 농가가 한강뿐 아니라 북한과도 모두 가깝다는 점을 미뤄볼 때 북한으로부터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현재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남은 음식물의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 개체 수 조절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아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가들 17일 돼지와 동물에게만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사람과 동물에게 모두 전염되는 인수공통 전염병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 감염 걱정을 할 필요는 없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섭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인체감염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다만, 평소처럼 돼지고기는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좋고 정부 차원에서는 올해 아프리카에서 유행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방역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러스 전파가 빠르고 전파력이 강한 만큼 방역작업 시 방호복 착용 등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돼지열병이 사람한테 문제가 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지만 살처분 등 방역작업에 있어 작업자들의 인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업을 할 때는 보호복 등을 착용하고 작업 이후에는 충분히 세척을 한 뒤 근무지를 떠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 중국에 1년 넘게 확산 중…어떤 피해 입었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년 넘게 중국에서 확산되면서 축산농가에 피해가 잇따르고 돼지고기 값이 급등해 경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해 8월 북한과 가까운 랴오닝 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견됐다. 발병 9개월 만에 중국 내 31개 성과 직할시, 자치구에 모두 확산되었다가 현재 많이 잦아들었다.

중국의 축산농가는 큰 타격 입었다. 중국 정부가 2차 전염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를 매몰 처분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매몰 처분된 돼지가 얼마나 되는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국의 돼지가 1년 전에 비해 39%나 감소했다.

중국 상하이 슈퍼마켓의 육류 코너(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국 상하이 슈퍼마켓의 육류 코너(사진=연합뉴스 제공)

또 새끼 돼지 키우는 농가도 줄면서 돼지고기 출하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무한 반복하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로 보면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46.7%나 올랐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이달 정부 정책에 따라 돼지고기 값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4일 “중국에서 지난 한 해에만 돼지 숫자가 1억 마리 이상 감소했다. 사육두수가 급감하면서 돼지고기 출하량이 줄어들고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주 리커창 총리가 직접 회의를 주재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안정 대책을 강조하고 돼지고기의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양돈농가에 가격 안정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 급등을 막고 돼지의 생산을 늘리기에 나섰다. 이 외에 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도 늘리고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도 중단했다.

◇ 국내 돼지고기 가격 급등하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아직 큰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나 앞으로 얼마 더 확산하느냐에 따라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국내 양돈농가는 약 6300여 개로 사육두수는 1000만~1200마리로 파악됐다. 백신 등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초기 대응 실패하면 돼지고기 공급 부족이 불가피하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1~7월 1가구당 돼지고기 구매량은 평균 1.86kg으로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했고 같은 기간 평균 가격도 1kg당 12.6% 하락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돼지고기 가격은 당장 큰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추후 확산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어서 감염된 돼지를 시중에 유통하지 않는 만큼 안심하고 소비해도 된다"고 밝혔다.

반대로 글로벌 돼지고기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 돼지고기의 상승으로 육류 가격은 올 2월 이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아시아 주요 국가로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공급수요에 미치지 못해서이다.

◇ 왜 지금까지 백신을 만들지 못했나?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크기가 가장 큰 바이러스 중 하나이다. 여러 가지 유전자형이 들어 있어 바이러스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종류도 많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무려 200여 종이 넘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단백질의 종류가 많은만큼 변이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복합적인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유럽, 미국과 중국 등 나라에서도 백신 개발이 활발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외국에서 유효한 백신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들리나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것이라고 입장이다. 아울러 국내 같은 경우는 아직 질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다른 나라와 공동 연구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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