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사람한테 피해 없다?...2011년 구제역 악몽 떠올라 소비 시장 '위축'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한 상인이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있다.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첫 발병이 발표된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천62원으로 전날(4천558원)보다 32.9% 급등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도매가격 상승은 가축 이동 중지 명령에 따른 중도매인의 선제적 물량확보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염병이 발생한 파주, 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의 돼지 사육 마릿수가 전국의 10% 미만이고 공급량이 넉넉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한 상인이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있다.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첫 발병이 발표된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32.9% 급등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도매가격 상승은 가축 이동 중지 명령에 따른 중도매인의 선제적 물량확보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염병이 발생한 파주, 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의 돼지 사육 마릿수가 전국의 10% 미만이고 공급량이 넉넉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우리나라에서도 발병하면서 돼지농가, 각종 외식업체, 판매처 등이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과거 돼지 구제역으로 인해 서민 식재료인 돼지 고기 가격 인상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번 ASF를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와 동물에게만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다. 이 병은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혹시나 할 상황에 대비해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들은 우선적으로 살처분한다. 

그러나 돼지열병이 더 확산될 경우 돼지고기의 공급량이 줄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불보듯 뻔하다. 이에 서민 식재료인 돼지고기의 소비량이 감소되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다.

2011년 돼지 구제역 발생으로 삼겹살이 '금겹살'로 불리며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랐을 6월 15일 당시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1kg 가격은 2만2693원으로 평년의 1만6807원보다 35% 올랐다.

이에 돼지농가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미 회식문화 변화와 HMR의 확산 등으로 돼지 고기 소비량이 감소했고 위와같은 사태까지 터졌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가격도 급락한 상태다. 실제 8~9월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kg당 평균가격은 1만8000~1만9000원대로 평년의 2만1000~2만2000원대보다 낮다.

경기남부 한 농가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 시점은 엎친데 덮친격"이라며 "수요가 많아지면 돼지고기 값이 올라 좋지만, 반대로 공급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된다면 더욱 힘든 상태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과거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이번 열병은 한 농가의 문제보다는 국가의 비상상황이기에 돼지고기와 관련된 모든 기업에서는 긴장하고 있는 눈치"라며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와 농가, 더 나아가 국민들의 관심까지 모아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격인상과 관련해선 "아직 질병 확산 추이를 확인해 봐야 겠지만 스탠드스틸로 인한 도축물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며 "연천 추가 발생으로 스탠드스틸이 장기화 되면 더 오를 것이다. 하지만 전체 공급량은 아직은 문제 없을 시기다. 조금 더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1년 돼지구제역이 1월 부터 4월까지 지속됐다가 소멸 됐을때 다시 구제역 감염이 신고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당시 350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됐고 피해액은 약 3조원이 이르렀다.

또 2014년 말 경북과 경냠지역에서 돼지 구제역이 다시 발병했다. 그때의 구제역은 사그러들었다가 발병됐다가를 반복하면서 2015년 4월까지 전국 7개 시도로 번지면서 6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혔다.

◇ 돼지고기, 사람한테 피해 없다?...구제역 악몽 떠올라 소비 시장 '위축'

이번 상황을 놓고 돼지고기 소비시장에서는 위와같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이번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소비자 사이에서는 섭취를 멀리 하기 때문에 소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열병으로 아직까지 돼지 고기 가격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 현재 이번 사태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같다"며 "아직은 돼지고기 가격기 별다른 변동이 없지만 변할 수도 있기에 이 부분에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일어나고 돼지관련 관계자들의 긍정과 부정에 대한 의견은 팽배하다.

마포역에서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 구제역도 겪었고, 2014년 돼지 사태도 겪었다"라며 "공급량을 현저히 줄어 가격은 오르지만 찾을 사람은 다 찾는 듯"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당들은 이번 열병 사태로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그들은 2011년 구제역 악몽이 떠오른다고 입모아 말한다.

서울 종로 부근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지훈씨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어제 아프리카열병이 퍼졌다는 소식을 접했을때 8년전 구제역이 떠올라서 긴장했다"며 "국가는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안된다고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불안해서 아예 구입을 안한다. 또 파주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더 확산된다면 피해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깃집처럼 돼지고기 메뉴를 주로 판매하는 식당들은 걱정이 크다. 갑자기 메뉴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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