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건설노조 ‘민주연합’ 조합원 채용 요구 집회…건설업계 해묵은 생떼쓰기
조합원들 노심초사 상황 주시…“GS건설 적극 대처 필요”

GS건설이 분양, 시공중인 서초 '방배그랑자이' 조감도.    사진=GS건설 제공.
GS건설이 분양, 시공중인 서초 '방배그랑자이' 조감도. 사진=GS건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GS건설이 서울 강남에 분양, 시공 중인 재건축 아파트 ‘방배그랑자이’ 공사 현장에 신설 건설노조가 열흘 넘게 작업방해를 하고 있어 지역 주민과 조합원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자신들의 조합원을 현장에 채용해 달라며 아침마다 확성기를 틀어놔 소음을 유발하고 공사장 입구의 농성으로 주변이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음에도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우후죽순처럼 신설된 건설노조 중 하나인 민주연합 전문건설산업노동조합(이하 ‘민주연합’) 소속 조합원 60~70명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GS건설이 진행 중인 ‘방배그랑자이(경남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민주연합 노조 조합원 중 1명은 공사 현장 출입구에 설치된 대형 간판에 올라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민주연합은 지난 14일부터 해당 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현장에는 당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건설 노조 조합원이 투입돼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집회가 발생한 이유는 또 다른 건설 신생 노동조합인 민주연합이 소속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실력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채용에 대한 노조의 실력행사에 원도급 업체인 GS건설은 관망세로 지켜보자는 입장이고 하청을 받아 현장 골조공사를 수행하던 전문업체인 예인건설은 무척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노조에서 단체로 몰려들면서 현재 현장 작업이 모두 중단된 상황”이라며 “이미 충분한 인력을 투입한 상황에서 무작정 인력 채용 요구는 무리가 있다. 난처한 상황이지만 공사 일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GS건설은 자신들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서 방관하고 있는 상태다.

GS건설 관계자는 “하청을 준 골조업체, 예인건설과 민주연합 사이의 문제다. 민주연합에서 요구하는 조합원 채용 건은 하청업체인 예인건설의 고유권한”이라며 “사태 해결을 위해 협력사인 예인건설과 민주연합이 협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작업인력 수급문제는 협력사인 예인건설의 고유권한이라는 것.

협력사인 예인건설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 정해진 것이 없다”라며 “관리직 대다수가 공사현장에서 협상 중이어서 현재 진척사항을 확인해 줄 수 없다”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민주연합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만 고용하려는 현장에서 우리의 고용을 요구하는 것이 어떻게 부당한 일인가”며 “오히려 GS건설과 경찰이 우리를 위협하고 협박하고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집회 및 공사 중지 사태로 무엇보다도 조합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 조합사무소 관계자는 “적지 않은 조합원들이 공사가 늦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이미 현장인력이 다 꾸려진 상태에서 자신들의 조합원을 채용하라고 하는 것은 억지다”라며 “재건축 조합원들까지 이번 사태에 합세할 경우 일이 커질 것 같아 자제시키고 있다. 현재로썬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만큼 경찰서와 구청에 민원전화만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GS건설과 경찰은 불상사가 안 일어나기를 원하는 것 같다. 답답하다”며 “경찰도 민주연합 집회 감시 등에 있어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권력이 일개 노조에 쩔쩔매고 있음을 통탄해 했다.

관할서인 방배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방배그랑자이 공사장 현장 앞은 민주연합이 집회 신고를 한 상황”이라며 “주로 오전에 통학시간에 집회를 하는데 어떤 때에는 오후에도 하고 있다. 단일 집회 신고는 최대 720시간까지 할 수 있으며 소진 시 연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순찰차와 인력을 대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민주연합의 막무가내식 집회도 문제지만 원도급사인 GS건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경찰 또한 큰 문제없이 사태가 지나가길 원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재건축 조합원들과 일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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