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자청 경찰 고발…수사 착수
호반건설 "하청업체·건물주와 협의 설계변경 뒤 시공"
설계변경 건물주 코람코자산신탁 "경위 등 설명 할 수 없다"

홈플러스 인천 송도점 천장 마감재 탈락 사고 현장.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홈플러스 인천 송도점 천장 마감재 탈락 사고 현장.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홈플러스 인천 송도점 지하주차장에서 천장 마감재 추락사고가 책임소재 논란으로 비화할 전망이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허가권자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신탁, 시공사인 호반건설, 감리사와 하청업체 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지하주차장에서 천장 마감재 추락 사고가 발생한 홈플러스 송도점의 시공사인 호반건설과 감리업체인 WSP아시아리미티드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사고가 난 지하주차장을 확인한 결과 천장 마감재를 시공하면서 설계도면에 있는 철그물망(메탈라스) 보강작업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 4월 30일 시공자와 감리자를 고발 조치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 2층 주차장에서는 지난달 20일 오후 9시 45분께 천장 일부(21㎡) 마감재가 부서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차 중이던 승용차 1대에 마감재가 떨어졌다. 일부 언론이 승용차가 파손됐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 세입자인 홈플러스는 멘붕인 상태다. 홈플러스는 사고 직후 해당 지하주차장을 자진 폐쇄, 현재까지 통행은 불가한 상황이다. 인천경제청은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신탁 등에 원인 조사와 보수계획서 제출을 지시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21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호반건설 관계자 A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 관계자 A씨는 경찰에서 "지하주차장 천장 시공을 설계대로 해달라고 하청업체에 맡겼지만, 이 업체는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신탁과 협의해 설계를 변경한 뒤 시공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하청업체와 감리업체 관계자들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천장 시공이 설계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하청업체와 감리업체 관계자들을 조속히 조사해 정확한 경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건물 세입자인 홈플러스에 지하주차장 폐쇄를 권고하고,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신탁 등에 원인 조사와 보수계획서 제출을 지시했다.

또 설계 도면대로 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과, 이를 확인하지 않고 감리보고서를 제출한 점을 들어 호반건설과 감리업체를 각각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호반건설 측은 사고원인 조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홈플러스 송도점은 하자처리기간인 2년이 지난 상태”라며 “경찰은 절차적인 조사만 하고 근본적인 사고 원인 조사는 외부 전문기관이 한다, 명확한 책임 소재를 따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지만 인천경제청에서 우리를 경찰에 고발한 만큼 도의적인 차원에서 이용자들의 안전을 우선시해 천정 전면 재보강공사에 착수했다”며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원인 제공자에게 추후 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하청업체와 협의해 설계를 변경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한 조사중인 외부 전문기관과 관련해서도 함구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근본적인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외뢰한 외부 전문기관과 관련 "공개할 수 없다"며 짧게 대답했다.

홈플러스 인천 송도점 천장 마감재가 떨어진 원인과 책임을 두고 허가권자, 건물주, 시공사, 감리회사, 하청업체 간 책임소재를 두고 마찰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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