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시린 증상일 뿐…류마티스, 갑상선저하증 등 원인 질환 따로 있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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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찬바람 부는 겨울은 물론 더운 여름에도 손발이 시려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수족냉증이라 불리는 이 증상은 유독 마르거나 여성에서 더 흔하다. 어느 과에서 치료를 해야 할 지 모르거나 민간요법이나 유사의학을 전전하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경제>는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의 도움말로 수족냉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 수족냉증이란 병명이 있나?
수족냉증은 손발이 시린 증세로 병명이 아니다. 많은 환자들이 병명과 증상을 혼동한다. 이를테면 어지럼증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고 원인이 되는 병명은 빈혈, 부정맥, 이석증 등이다. 두통 역시 증상이며 진단명은 대상포진, 뇌종양, 뇌출혈 등이 된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이런 진단을 내릴 기술이나 지식이 없어 증상에 따라 경험적인 치료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지만 현대의학은 수족냉증의 다양한 원인 질병을 밝혀냈고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완치나 만족스러운 치료도 가능하다.

- 수족냉증 증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진단하나?
수족냉증을 증상으로 동반하는 다른 질병을 감별하기 위해 의심되는 질병에 해당되는 검사들을 시행한다. 기본적인 혈액검사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 갑상선 기능 검사나 신경전도, 근전도 등의 특수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내원 시 증상이 있는 상태라면 진단하기가 더 쉽다. 1차성의 경우 증상이 없을 때에는 맥박을 비롯한 특이 소견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된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진찰과 임상 검사도 필요하다. 손목을 지나가는 신경이 염증 등으로 인해 압박돼 나타나는 손목터널 증후군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기능저하증, 갱년기 증상 등도 감별해야 할 질병에 속한다. 경구피임제, 일부 편두통약, 베타차단제 등 약물 복용 후에 수족냉증이 생겼다면 약제에 의한 부작용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원인 질환을 찾기만 하면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 수족냉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전반적으로 추위를 많이 느끼며 수족냉증이 심해진다. 특히 추위에 노출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처음에는 손끝이 하얗고 파랗게 변하다가 나중에는 혈관의 확장 작용에 의해 붉은색으로 변하게 되면서 소양감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레이노 현상이라고 한다. 레이노 현상은 갑상선저하증, 손목터널증후군, 류마티스성 혈관염, 추간판 탈출증, 말초신경염 등이 원인 질환이다. 그러나 몇 가지 검사를 통해 그러한 질환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 레이노병이라는 진단을 하게 된다. 레이노병은 약물치료로 증세를 잘 조절할 수 있는 병으로 간단한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전문 약물치료로 증세를 많이 호전시킬 수 있다. 약국에서 파는 일반적인 혈액순환용제의 효과는 불확실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을 것을 권한다. 평상시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고 손발이 꽉 조이는 의류는 피하도록 한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손발을 따뜻하게 보온할 수 있는 장갑이나 두터운 양말, 부츠 등을 착용하도록 한다. 

- 수족냉증을 예방하기 위한 평소 생활 습관은?
집이 언제나 따뜻하게 보온돼 있어야 한다. 세수나 설거지 등을 할 때에는 찬물을 사용하지 말고 따뜻한 물을 사용한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반신욕, 족욕 등도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손을 담갔을 때 너무 뜨겁지 않은 38~40℃ 온도로 자주 목욕을 하거나 목욕이 어렵다면 매일 뜨거운 물에 손발을 담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면 좋다.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하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되 고지방 음식은 적게 먹고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어류나 식물성 지방을 주로 섭취하도록 한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혈액순환을 돕는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체온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므로 규칙적인 근력운동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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