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은행)
(사진=우리은행)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이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지주사 회장 후보 추천 방식을 결정해 내달 23일까지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6일 이사회에서 지주사 회장 후보 선출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금융지주로 전환될 시, 손태승 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할지,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사회는 최근 회장·행장 겸직 여부와 별개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적합한 회장 후보를 찾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추천위원회는 지주의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며, 사외이사들은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들이 임명한다. 

회장 후보 하마평에는 손태승 행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인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 선환규 예보 감사, 김종운 전 우리금융 부사장, 신한은행장 출신인 신상훈 우리은행 사외이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도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18% 이상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행의 최대주주는 우리은행 지분 18.43%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다. 

최 위원장은 “우리은행은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다. 회장·행장을 처음부터 분리할지 겸직할지, 겸직하면 언제까지 하게 할지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초기 손 행장의 겸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지주사 전환 시 외부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며 손 행장의 겸직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 필요 없이 겸직으로 가는 것이 지주사 전환 초기에 계열사를 탄탄히 확보하는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도 "지주사 전환을 하면 손 행장이 지주회장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손 행장은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사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담당 상무와 전략기획부장, 관악동작영업본부장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등을 거쳐 2017년 12월 22일 우리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전임자였던 이광구 행장이 2017년11월3일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도덕적 챔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과 상업은행 출신 인사 사이의 계파갈등이 있었다는 견해도 있었다. 

우리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된 은행인 만큼 임원급 인사들은 출신은행 별로 미묘한 갈등 구조를 갖고 있었다. 

합병 초기엔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 인사가 번갈아가며 은행장을 맡고 임원비율도 동수로 유지됐지만 이 원칙이 점차 깨지면서 상대적으로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이 요직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손 행장은 은행장 자리에 오르면서 “앞으로 실력에 따라 공정한 인사 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지주회장 선임은 손 행장이 취임당시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포용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조직안정’을 얼마나 잘 이루었는지에 대한 시험대도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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