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경영 복귀... 시민사회단체 "사회의 공기 역할 잊지 말 것"
신동빈 경영 복귀... 시민사회단체 "사회의 공기 역할 잊지 말 것"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8.10.0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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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7년 8월 2일 오전 잠실 롯데월드타워 신사옥으로 처음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7년 8월 2일 오전 잠실 롯데월드타워 신사옥으로 처음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지난 5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자유의 몸이 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개월여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신 회장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투자, 고용 등에 나서는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의 지배구조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  항소심, 1심 뒤집고 집행유예...추징금 70억 원도 제외 

지난 5일 석방된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깅승준)는 5일 뇌물공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대해 1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인정된 추징금 70억 원도 제외됐다.

신 회장은 지난 2016년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한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 씨가 관련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대통령 요구가 먼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을 선처한다면 어떠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경쟁을 통과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실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과 함께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한 바 있다. 

2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롯데그룹이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출연한 것이 면세점 특허를 다시 취득하기 위한 대가성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 강요행위로 인해 의사결정 자유가 다소 제한된 상황에서 뇌물공여 책임을 엄히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추징금 70억 원에 대해서도 추징이 불가하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 신동빈 회장 8일 경영복귀... 미뤄진 현안 챙길 것 

신 회장은 구속 이후 "국가와 그룹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선처를 호소해 왔다. 

구치소를 나오면서도 "앞으로 열심히 일 하겠다"고 밝혔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8일 롯데월드타워 사무실로 출근해 바로 경영에 복귀한다. 우선 롯데지주 업무보고를 받고 이후 순차적으로 핵심 계열사별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신 회장이 석방 사흘 만에 경영 복귀를 서두르는 이유는 그만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대규모 투자와 채용 등에 속도를 내면서 정부와 보조를 맞춰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계획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부지매입 단계에서 중단된 인도네시아 화학단지 건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롯데지주 출범 1주년...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해결 1년 남아 

신 회장은 올해 2월 법정 구속되면서 중단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는 오는 12일 출범 1년을 맞는다.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해결을 위한 시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지주는 지주사 편입 계열사를 확대하고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 한 뒤, 호텔롯데를 상장·지주사와 합병한 후 일본롯데의 지배력을 줄이는 수순을 밟아갈 예정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순수 일반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이에 롯데지주는 내년 10월까지 매각, 분할, 합병 등을 통해 롯데지주 체재 내 금융회사를 처리해야 한다. 

롯데가 지주사 체제 내에서 소유하고 있는 금융회사는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이비카드, 마이비, 한페이시스, 부산하나로카드, 경기스마트카드, 인천스마트카드, 롯데멤버스 등이다. 한편 일본계 법인의 영향력 아래 있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부문은 롯데그룹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서 지난해 기준 54%를 차지할 정도로 그룹 내 기여도가 높다. 

신 회장은 조만간 일본을 방문해 일본롯데 경영진들도 달래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부문 사업도 정리해야 한다. 롯데는 2007년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를 인수하며 중국에 진출했고. 이후 2009년 중국 토종 대형 마트인 ‘타임스’를 인수해 유통망을 확장했다. 하지만 사드 갈등 등으로 중국 점포 대부분이 1년 넘게 적자를 내면서 불가피하게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롯데가 최근 중국 롯데마트의 주요 법인인 화북, 화동 법인의 매각 절차를 완료하는 등, 마트 부문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지만, 역시 철수를 검토 중인 백화점은 진로가 불투명한 상태다. 

◇ 얼마나 달라진 모습 보여줄까?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이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일들을 직접 챙겨 나갈 예정"이라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신 회장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신 회장은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기업은 사회 공기(公器)이자 공공재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재벌 봐주기 적폐 재생산”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불신과 불만을 어떻게 달래고 신뢰를 주는가도 중요한 숙제가 된 셈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논평을 내고 “범죄는 인정하나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전형적인 재벌 봐주기 판결”이라고 질타했다.

신동빈 회장이 70억 원의 뇌물을 제공한 동기인 면세점 특허 재취득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 롯데의 성공적인 상장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이는 결국, 신동빈 회장 자신의 롯데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집행유예로 석방시키는 것은 법의 정의와 형평을 무너뜨리는 처사란 주장이다. 

참여연대는“(이번 재판 결과는) 적폐청산 및 정경유착 근절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한 채, 자본권력 앞에 또다시 무릎 꿇은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신 회장의 항소심 판결에 대해 "재판부가 정경유착이라는 부패 범죄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사용한 논리를 그대로 차용해 다시 한번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업계에서는 지난달 롯데그룹이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2차례나 역임한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신동빈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35%가 넘는 과다한 가맹수수료로 생계비도 벌지 못하면서도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과도한 위약금 폭탄이 무서워 폐업도 하지 못하는 편의점주, 롯데그룹의 대형 유통점 진출로 생계의 위기에 처한 유통 상인 등이 롯데그룹이 사회의 공기(公器)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점을 신동빈 회장이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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