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감소→인력 구조조정→사업 철수 악순환 이어질 듯”

롯데백화점 소공점.(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이진우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또 중국의 보복이 유통기업은 물론 자동차, 식음료업체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됨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매출 감소가 지속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사업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드 부지 제공으로 중국의 보복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중국 사업 매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지난 14일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 112곳을 매각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아울러 연내 매각이 완료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롯데쇼핑이 중국 내 마트사업을 접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시장에서는 일단 주가 회복의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잇따르며 15일 주가가 급등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전일보다 8.41% 상승한 23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롯데쇼핑이 상승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해선 실적 개선이 뒤따라줘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이어졌다. 또한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린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뿐 아니라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던 신세계 이마트도 그간 점포를 계속 축소해오다 20년 만에 중국 사업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과 맞물려 중국 시장 내 상반기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다. 더욱이 최근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 파기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부품업체들과의 갈등까지 이어지며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실제로 베이징의 분위기는 사업 철수 및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베이징 거주 한인들의 숫자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진출 식음료업체들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판매 감소가 지속된다면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사업 철수 업체까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업체에 따라 온도 차는 있지만 사드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오리온을 비롯한 한국 식음료 기업들은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판매 부진을 호소하는 가운데,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4.2% 감소했으며, 중국 법인 매출은 42.1% 줄어들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계약직 판촉직원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도 중국 현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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