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임박’ 리콜사태 감당 못해…‘키 시스템즈’ “다카타 인수하면 세계최대 에어백 회사”

다카타에서 만든 에어백의 인플레이터가 터지면서 탑승자에게 상해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국토교통부)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토요타와 렉서스를 비롯해 재규어랜드로버 등 완성차 업체에 에어백을 공급하다 세계적인 리콜 사태를 불러일으킨 ‘다카타’사가 조만간 파산 신청할 것으로 보이면서, 향후 리콜 에어백 교환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시간) “결함 에어백으로 대규모 승용차 리콜사태를 부른 일본 다카타가 조만간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며 “파산보호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와 있어 이르면 다음 주 신청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카타사(社)는 국내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토요타와 렉서스, 재규어랜드로버, 크라이슬러 등 다양한 차종에 에어백을 공급하는 회사로, 지난 2013년부터 리콜해오다 지난해에 겨우 결함 원인을 찾아 밝힌 바 있다.

사고 발생 시 팽창하는 에어백에서 금속 파편이 튀어 운전자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자체 분석결과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에어백을 팽창시켜주는 장치에 습기가 맺히면서 화학작용에 의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앞서 다카타 에어백의 팽창장치 폭발로 금속 파편 사고가 잇따르면서 미국인 11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6명이 숨지고, 180명이 다쳐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가 총 4200만대를 리콜중 이다. 미국 내 다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은 총 7000만 대로 추산된다.

고급 수입차인 레인지 로버의 동승석에 장착된 다카타사의 에어백 인플레이터 모습. (사진=국토교통부)

국내에서도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에어백 전개 시 운전자의 상해 가능성을 전하며, 토요타와 렉서스 모델 7차종 2만2925대와 FCA코리아에서 판매한 닷지와 크라이슬러 3차종,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2차종 등 3만5000여대의 차량을 리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카타’사가 파산위기에 도달하면서, 최종 파산 선고가 됐을 때 해당 에어백을 설치로 리콜 조치된 완성차 업체들의 에어백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만약 ‘다카타’가 파산단계에 이르게 되면 인수된 기업에서 책임을 지고 리콜 조치된 에어백에 대한 무상교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만약 완성차 업체의 리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라도 현재로서는 강제리콜 등의 조치를 취할 수는 없고, 업체 측도 무상교환의 의무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소비자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다고 판명될 경우, 해당 내용의 제조결함심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들어가게 된다”며 “이 후 조사결과에 따라 강제리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사당에 거주하는 5살 자녀를 둔 김 씨(40세)는 <소비자경제>에 “안전성을 믿고 토요타 자동차를 구입해 가족들과 함께 타고 다닌다”며 “안전을 위한 에어백이 오히려 탑승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데, 결함이 확인된 에어백을 교환받을 수 없게 된다면 누가 그 차를 운전하겠는가”라고 따졌다.

Key safety systems. 다카타를 인수할 가장 유력한 회사로 떠올랐다.

현재 다카타는 경쟁기업인 ‘키세이프티시스템즈’에 경영권을 인수하고 채무 변제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세이프티시스템즈는 중국기업 Ningbo Joyson Electronic이 소유한 회사로 에어백과 안전벨트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의 Automotive 뉴스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진행되 온 두 회사간의 거래에 대해 미국의 안전 전문가들은 어떤 언급도 없고, 다카타의 주요 관계자들도 함구하고 있다.

다만 10억 불(약 1조13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납부해야 하는 ‘다카타’의 사업을 인수해 경영 재건과 대량리콜에 따른  채무까지 청산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두 회사의 합의가 아직까지 완료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키 세이프티 시스템즈'가 다카타를 인수하면, 세계 최대의 에어백 회사가 될 수 있어 경쟁 없는 독점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