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입점 계약 지속되는 한, ‘갑질’ 논란 밝히기 어려울 것”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사진=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이진우 기자]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건물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들어선 이후, 신관 10층에서 영업하던 전문 식당가들은 영업점을 폐쇄했거나 구관 5층으로 이전해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신세계가 이들 식당가들을 대상으로 소위 ‘갑(甲)질’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해 18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8층~12층, 5개 층에 1만5138㎡ 규모로 문을 열었다. 이에 앞서 면세점 오픈을 위해 지난해 초부터 내부 공사가 시작됨에 따라, 당시 신관 10층에서 영업하던 전문 식당들은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현재 구관 5층으로 이전해 다시 문을 열었고, 나머지는 계약기간 종료 내지는 계약해지로 인해 영업점을 폐쇄했거나 다른 지점으로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면세점이 들어서기 전에는 본점 신관에서 영업하던 전문 식당이 12개였지만, 현재 구관 5층으로 이전해 다시 문을 연 식당은 절반으로 줄어든 6개에 불과하다.

<소비자경제>가 현장 취재에 나선 결과, 익명을 요구한 전문 식당가 한 관계자는 “면세점이 들어오면서 나름 목이 좋았던 신관 10층 자리를 내주고,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구관 5층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전한 뒤로 예전에 비해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전에는 백화점이 오후 8시 폐점 후에도 식당은 9시 30분까지 영업을 할 수 있어서, 늦은 시간까지도 신관에서 쇼핑을 마친 고객들이 바로 10층에 위치한 식당을 찾곤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백화점 폐점 이후 신·구관 각 매장별로 셔터가 내려가면, 신관에 있던 고객들이 굳이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구관으로 넘어오지는 않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신관에서 영업하다가 지난해 초 계약기간이 종료돼 다른 곳으로 이전한 전문 식당 프랜차이즈 관계자들은 자사의 가맹점들이 신세계백화점의 다른 지점에서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계약관계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취재에 쉽게 응하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입점 업체들에 대해서는 소위 ‘슈퍼 갑’의 위치에 해당한다며, 계약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다면 어느 누구도 신세계의 ‘갑질’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에 “구관으로 이전하지 않은 업체는 대부분 계약기간이 종료돼 연장하지 않았을 뿐이고, 계약기간이 남아 있던 한 업체에 대해서는 잔존 인테리어 비용 등에 대해 보상을 다 해줬다”면서 “현재 구관 5층에서 영업하는 식당의 매출실적은 지난 2015년 동기 대비 평균적으로 44% 신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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