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8노스 “北핵실험장 핵실험 준비 완료 상태”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 12일 상업 위성으로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근처 모습.(사진=38노스)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하고 사실상 카운트다운 상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준비 완료(Primed and Ready) 상태’라고 전했다.

38노스는 전날인 12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찍은 위성사진에 대해 “북쪽 갱도 입구에서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휘통제소(Command Center)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관측됐고, 지휘통제소 주위로 사람 몇몇이 보였다”고 밝혔다.

이 위성사진에 나타난 북한 핵실험장에는 북쪽 갱도 입구 옆에 소형 트레일러가 세워져 있고, 지난 10일 간 비교된 위성사진에서 드러났던 갱도에서 흘러나온 물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남쪽 갱도 방향으로도 작은 트레일러가 포착됐다.

지휘통제소 주변에는 사람의 움직임과 핵실험 설치에 필요한 장비로 추정되는 물체들을 방수포에 덮은 운반대 11개가 눈에 띤다. 위병소, 보안 검문소 등에서도 인적인 포착됐고, 서쪽 입구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았다.

대내외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인 15일 태양절을 전후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날 미국 정부 당국자의 목소리를 빌어 “북한이 핵실험 장비를 갱도에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5일 오전 핵실험이 감행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해 대기 중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는 특수 정찰기 WC-135 ‘콘스턴트 피닉스’를 지난 7일 저녁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하는 벼랑 끝 전술로 나올 경우 한반도 주변해역에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를 배치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로선 대북 선제타격 카드를 실질적인 군사적 옵션으로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8노스가 상업위성으로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지휘통제소.(사진=38노스)

◇"北 핵실험이든 ICBM 발사든 무력 충돌 불가피"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무력 공격 경고와 중국의 압박에도 북한 김정은이 핵실험을 놓고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 둘 중 하나 또는 둘 모두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 대표는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면 미국의 공격 가능성은 낮지만 ICBM을 발사할 경우 미사일 요격과 함께 그것이 ‘방아쇠(trigger)’가 되어 영변 핵시설이나 미사일 기지를 폭격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온라인과 언론지상을 통해 괴소문으로 떠돌던 '북폭설'의 현실적인 단초를 북한 핵실험이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더라도 미국의 대북 무력공격에는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에는 대응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무력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연구실장은 역시 통화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선제타격을 어려울 수 있고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물론, 미국으로 북한 통제 압박을 받아온 중국은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김정은 정권에 통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실장은 “미국 정부로서는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으로 방안을 강구할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선제타격을 하려면 우리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리가 있고, 그럼에도 최악의 경우 독자적으로 영변 핵시설이나 풍계리 핵실험장을 타격한다면 북한은 국내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거나 서울을 공격하는 고강도 도발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 내 핵심 시설을 타격하지 않고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더라도 북한은 과거 연평도 포격도발 같이 서해 5도를 대상으로 저강도 도발로 맞대응해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