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구입하는 여성 직장인들 반응 '싸늘'

('여친이 싸준 도시락' 실제모습)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CU편의점에서 지난 14일 출시한 ‘여친이 싸준 도시락’과 ‘엄마가 싸준 도시락’에 대한 ‘성차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해당 도시락은 출시 후 온라인, SNS 등을 중심으로 성차별, 성역할 고정화 논란이 불거졌다. 여성에게 부여된 일방적 가사노동이 사회적 문제가 된 상황에서 정성, 사랑 등의 이미지를 덧씌워 ‘여성이 만든 요리’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반응은 싸늘했다. “여자 없으면 밥 못먹나. 여자는 밥하러 태어났나”(flds****), “장난하냐. 여자가 요리하는 시다바리냐”(suvo****), “마케팅팀은 요즘 여성혐오 논란이 심한데 이런 측면도 고려하지 않았는가”(luna*****), “저래놓고 TV에는 남성 셰프들만 나오네”(ifon****) 등의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소비자경제>은 오프라인에서 실제 여성 소비자에게 CU ‘여친이 싸준 도시락’을 보여준 뒤 그 반응을 살펴봤다.

서울 서초구의 한 CU 편의점에서 만난 여성은 도시락을 보자마자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미 CU의 성차별 도시락에 대해서 알고 있다”며 “CU는 도시락 상품명을 이렇게 지은 이유가 성역할 고정화를 당연하게 생각해서 상품명을 이렇게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남녀평등 사회로 점점 변화되고 있다고들 말하지만, 이런 도시락 제품명을 보니 아직 성차별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며 “CU가 처음부터 ‘남친이 싸준 도시락’도 출시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CU가 처음 출시의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편의점 도시락을 가끔 사 먹는다고 말한 한 직장 여성 K씨는 이 도시락에 두고 “핑크와 하트는 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 뒤 "여성을 핑크와 하트로 상징화해 제품명 ‘여친이 싸준 도시락’이 성역할 고정화 측면에서 성차별 도시락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반대로 또 다른 여성 J씨는 “핑크와 하트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도시락이 예쁘다”며 “왜 꼭 성차별적인 도시락으로 생각하고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 교수는 편의점 성차별 도시락 논란과 관련해 <소비자경제>과의 통화에서 “CU의 ‘여친이 싸준 도시락’은 성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된 상품명으로, 시대가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 담긴 이름이 어디있냐”며 “분명 이 도시락 이름은 어이없는 이름임에 틀림없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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