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7함대 이어 3함대 한미 연합훈련 예정돼…중국 심기불편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중국의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여행금지가 본격화되면서 관광객이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는 물론 정부도 진퇴양난에 빠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주말동안 여행업계에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방문예약 또는 단체여행예정에 대한 취소접수가 무더기로 일어나면서 정부와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사동과 명동을 비롯한 서울 주요 숙박업계와 식당 및 면세점들도 전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무더기 취소사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주말 명동거리나 면세점 등은 평소 주말 중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명동에서 노상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평소에 중국인들로 왁자지껄한 모습이 좀 사라졌다”며 “당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이지만 확실히 분위기는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미 태평양사령부 3함대 소속인 원자력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독수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이달 15일 입항예정이어서 우리 정부입장에서는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요코스카에 대기해 동북아 상황을 주시하는 미 7함대 소속 ‘레이건호’가 지난해 한미 연합훈련에 꾸준히 참가해온데 이어 이번에 미 3함대 소속 ‘칼빈슨호’까지 참가가 예정돼 사드보복조치를 단행중인 중국의 심기가 더욱 불편해질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발표하며 내수가 힘입어 살아나길 바라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 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1월과 2월의 對중국 수출은 각각 13.4%, 28.7%로 크게 증가하며 우리나라의 수출 활성화에 크게 도움 된 것이 사실이다.
반도체(39%)를 비롯한 석유화학(46%)과 평판디스플레이(74%) 등 중국과의 무역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배치 강행이라는 강수를 둔 우리정부는 정작 중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하고 대비책을 준비하지 못했다.
지난해 사드배치 발표 이후, 중국의 언짢은 심기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안일한 태도로 우호적인 한중관계 속에서 경제적 제재를 가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는 “한중관계가 쉽게 경제보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일단 대규모 경제 보복은 있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오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 하고 있다”고 말 한 바 있다.
이런 판단 착오는 대내외적 경제 상황도 어려운 가운데 얼어붙은 내수에 더 큰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의 상당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을 잃게 될 전망이다.
경제적 보복 조치에 나선 중국 앞에 한미 군사연합훈련까지 더해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우리 정부가 어떤 상황전개를 하게 될지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