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여러 의혹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박근혜·최순실리스크에 흔들리지 않고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 회장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진에게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권 회장은 이날 회장 인사와 포레카 매각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은 ‘악재’

권 회장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차은택 씨의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회장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차은택 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함께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과정에 지분 매각의 결정권자였던 권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권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소환조사했다.

또 권 회장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권오준, 팩스로 김기춘에게 첫 임원 인사안 보내” 제하의 중앙일보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임원인사는 이미 권오준 회장 취임 전에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인사와 관련하여 청와대와 사전 사후 접촉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권오준 회장이 2013년 말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것도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 권 회장 “절반의 성공” 자평.. 내년 1월 연임 윤관

포스코에 따르면 권 회장은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에게 연임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정기이사회에 참석, “전 임직원과 혼연일체가 돼 협력하고 개혁을 추진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 3년간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과제들을 완수하기 위해 회장직 연임 의사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에 시달렸던 포스코는 회장 선임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기 위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연임 또는 퇴임 의사를 밝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역대 포스코 회장의 경우 1990년대 초중반 임기를 마치지 못한 황경로, 정명식 회장을 뺀 5명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가 3월 17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오는 17일 전까지 이사회 의장에게 연임 의지를 표명하면 된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사회는 곧바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권 회장에 대한 자격 심사에 들어간다.

CEO후보추천위가 권 회장의 연임이 적격하다고 판단하면 이사회를 거쳐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결의한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1월 내에 권 회장의 연임 여부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