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대 교수팀 가능성 제기...임신 중기 말기 '자폐증' 관련 희박

                                                          ▲ (출처=포커스 뉴스)

[소비자경제=양우희 기자] 임신 초기 초음파검사가 어린이의 심한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돼 논란이 되고 있다. 대다수의 임산부는 임신 초기 초음파 검사를 하기 때문이다.

5일 과학전문 매체 유레크얼러트 (Eurek Alert)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 대학 피에르 무라드 교수와 시애틀 아동연구소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태아의 초음파 검사 노출과 자폐증의 상관관계 가능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자폐증의 직접 원인이 임신부의 초음파 노출인지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초음파 노출이 자폐에 관련된 유전자 이상을 일으키거나 증상을 심화시키는 데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자폐증(의학 용어로 ‘자폐범주성장애’)은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문제가 있고 관심사와 활동 범위가 한정돼 있으며 같은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특징인 신경 발달 장애’이다.

증상은 개인별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자폐를 앓는 사람 중에서도 성적이나 지능지수(IQ), 언어를 비롯한 특정 분야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있는가하면 의사소통이나 동일 행동 반복 장애 정도가 더 심한 사람도 있다.

무라드 교수 팀은 지난 2014년 태아 때 초음파에 노출된 쥐에서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가 이번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같은 연구를 한 것이다.

연구를 위해 사람에게 초음파를 노출시키는 실험을 하는 대신 역학 조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사이먼자폐증연구재단에 수집 보관된 자폐증 유전자 자료와 임신부 진료기록 등을 역추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자폐아 가운데 특정 유전자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임신 초기(첫 3개월 정도)에 초음파 진단에 노출되면 비언어적 지능지수가 하락하고 반복행동을 하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자폐 원인과 증상의 정도를 높이는 다른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으며,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사람 태아에게서도 초음파검사 노출이 자폐증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아직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적어도 이 연구가 임신 초기 초음파 진단 노출이 자폐증과 관련한 태아의 특정 유전자 결함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증상의 중증도와는 관련 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때가 아니라면 임신 초기에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임신 중기와 말기의 초음파검사는 자폐증과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라드 교수와 연구팀는 초음파 노출이 자폐증 발생의 원인인지를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낼 예정이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과 사이먼 자폐증 연구재단의 자금 지원을 받아 학술지 '자폐증 연구' 온라인 판에 9월 1일 실렸다.

 

양우희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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