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피의 숙청' 우려…"법치 촉구한다"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터키정부가 군부의 쿠데타에 가담했던 3000명의 세력을 체포한 가운데, 국제사회가 또다른 유혈사태를 걱정하며 터키에 법치를 촉구하고 있다.
쿠데타 발생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앞으로 관련 주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르도안 정권은 6시간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 등 2839명을 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육군 2군 사령관 아뎀 후두티 장군, 제3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등도 포함됐다.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도 붙잡았으며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터키 전역의 판사 약 2745명을 해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도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와 정당들이 사형제 부활이 합리적인지를 놓고 논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며 그동안 터키에서 금지됐던 사형제의 부활 가능성을 거론했다.
뿐만 아니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가 실패한 직후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하고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터키는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테러리스트 추방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귈렌은 "민주주의는 군사행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자신이 쿠데타 배후라는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터키 정부의 행보에 국제사회는 피의 숙청 가능성을 우려하며 법치에 따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성명을 내고 터키에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터키는 쿠데타로 통제됐던 공항 등 주요 시설의 운영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고 쿠데타 세력이 한때 봉쇄한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다리의 통행이 재개됐다. 아타튀르크 공항도 점차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국들은 터키가 완전히 안정을 찾기 전까지 여객기 운항을 전면 또는 일부 중단했다.
한편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발이 묶였던 우리 국민 110명은 17일 오전 귀국했다. 16일 밤 9시 50분 터키에서 출발해 터키 항공편 TK090Y편을 타고 오전 6시 53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추가로 귀국하려는 승객들을 지원하기위해 17일 오후 외교부 직원 2명과 경찰청 관계자 1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터키 현지로 보낼 예정이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