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스비 왁스 사용 후 탈모 발생"…이물질로 인해 탈모 발생 위험↑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남성들도 셀프 헤어 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헤어 왁스를 찾는 경우가 늘어났지만, 잘못된 왁스 사용법과 자신의 모발상태와 맞지 않은 제품선택으로 불만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눌린 헤어에 볼륨감을 주거나 원하는 모양으로 완벽하게 유지시켜줄 수 있는 헤어 왁스는 시중에 1000여종이 넘는 브랜드 제품이 판매될 만큼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헤어 왁스로 인해 두피염이 발생하거나 머리빠짐 등의 탈모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일본제 왁스 제품인 갸스비(gatsby)의 경우 점도가 높아 빠른 헤어 연출이 가능하고 오래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고, 기능별 종류도 다양하지만 유독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탈모로 인한 부작용의 목소리가 높다.
갸스비 제품을 꾸준히 사용해왔다는 소비자 박 모씨(26세)는 “원래는 탈모가 없었는데 계속 쓰다보니까 머리가 빠지더라”며 “물론 이 제품 탓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왁스를 사용한 뒤부터 계속해서 머리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들도 갸스비 헤어 왁스 사용 후 탈모 등의 부작용이 생겼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7년전, 1년 간 갸스비 왁스를 사용해온 한 모씨(33세)는 “갸스비 왁스와 강력 스프레이를 1년 반 동안 1주일에 5회 이상 사용했다”며 “머리가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더니 어느날 정수리를 봤는데 집안에 탈모인 사람도 없는데 빠지기 시작했지만 다른 왁스제품을 쓰다보니 머리빠짐이 진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갸스비 왁스가 처음에는 오래가고 무광택에 머리도 잘 유지돼서 좋았다”며 “그런데 며칠 후에 머리가 많이 빠지더라. 친구들 중에서는 세정력이 안좋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한 미용사가 갸스비는 원래 강력히 머리모양을 잡아주는 만큼 자주 빠진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갸스비 관계자는 “머리가 빠지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하루에 빠지는 양이 정해져있는데 왁스로 롤링을 하다보면 원래 빠지던 양이 손에 묻는 수가 있다”며 “이를 보고 탈모라고 오해하는 것인데, 우리제품이 탈모를 유발한다는 자료, 불편사항은 조사된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희제품이 다른 왁스보다 셋팅력이 강해서 그렇게 느낄 수 있다 파라빈 성분이 들어있긴 하지만 그 성분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왁스제품을 자주 사용하는 미용실에서는 해당 제품이 강한 지속력과 헤어연출이 가능하지만 헤어에 강한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의 해명과는 다르게 미용업계 관계자의 설명은 조금 달랐다.
신촌에서 남성 헤어를 담당하는 한 미용사는 “갸스비가 사실 머리를 잘 잡아주지만 너무 강한 면도 있고 이용자들의 사용법에도 문제가 있다”며 “대부분의 남성들이 왁스를 손에 듬뿍 발라 머리 이곳저곳에 칠하듯 바르지만 이런 경우 탈모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갸스비처럼 강한 것이라면 더욱 머리가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원래 갸스비를 자주 쓰는 일본 남성들은 손에 소량을 발라 머리카락 이곳 저곳에 조금씩 묻히며 포인트만 줄 뿐이다”라며 “머리에 볼륨감을 주려면 스프레이를 통해 모양을 잡아주고 왁스를 조금만 발라 포인트만 주는 것이 필요한데, 갸스비를 쓰고 탈모가 왔다는 고객들은 대부분이 왁스를 칠하듯 바르고 게다가 갸스비처럼 강한 제품을 그렇게 사용하다보니 머리가 잘 빠지는 걸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갸스비를 포함한 수많은 헤어 왁스제품은 파라빈, 실리콘 등의 화학성분을 넣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최근 파라벤 성분을 제거한 천연 헤어 왁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거부터 유명했던 브랜드 제품을 찾는 경향이 높다.
대부분 헤어 왁스 제품에는 프로필파라벤, 메칠파라벤 등의 파라벤 물질이나 마이크로크리스탈린왁스, 이소파라핀, 헥실신남알 등의 화학물질이 함유돼있다.
이러한 제품은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내분비 교란 장애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 또 왁스 자체가 기름에서 추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희석이 덜 된 경우 유해한 성분이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
박귀영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점도가 높은 왁스의 경우 모발과 두피에 끈적임이 오래 남아 먼지 및 대기 중의 오염물질이 두피나 모발에 더 쉽게 달라붙게 된다”며 “왁스가 탈모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 아닐 수는 있지만 이물질이 모공을 막거나 두피를 자극해 염증이 생기는 일이 반복되면 모낭에도 영향을 미쳐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왁스 내의 화학성분이 무조건 피부나 두피에 자극을 유발하진 않지만 민감성 두피를 가진 환자에서는 파라벤 성분에 대해서도 자극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며 “헤어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한다면 귀가 후 바로 깨끗이 머리를 감아 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