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이은지 기자]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를 가져가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9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1국에서 이세돌 9단은 팽팽한 접전 끝에 알파고에 불계패를 당했다.

초반 이세돌 9단은 자주쓰는 양 소목 포석으로 대결을 시작했다. 이에 맞선 알파고는 시작부터 장고를 두다가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양 화점을 선택했다.

이세돌 9단의 7번째 수가 우변으로 치우치면서 특이한 점이 눈에 띠었다. KBS2 해설 박정상 9단은 “이럴 때는 상변이나 우상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이세돌 9단이 초반부터 강력한 흔들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이세돌 9단은 처음부터 예측하지 못한 수를 두며 전략적으로 알파고의 실수를 끌어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알파고는 차분하게 우상귀를 걸쳐 가며 이세돌이 우변에 집을 짓게 했고, 알파고는 상변에 세력을 쌓으며 흑을 공격하는 전투가 벌어졌다.

승부 초반 알파고는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대국 1시간 정도 경과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이전에 인공지능은 허점을 많이 보여왔는데 아직까지 그런 점이 보이지 않는다. 인공지능과 두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 판후이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인간프로기사를 이겼던 알파고는 당시 많은 실수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판후이와 알파고의 경기를 봤을 때는 나와 승부를 논할 정도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최고경영자는 “이전버전에 비해 자가학습데이터가 더 양질로 개선됐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며 “강력한 데이터로 더욱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알파고의 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치열한 접점을 이어가던 경기는 중반이후 알파고가 과한 수를 두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세는 이세돌 9단이 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잦은 실수에도 정확한 계산으로 이세돌에 맞섰고 전체 판세에서 우위를 점해가던 이세돌 9단은 127번째 수에서 허수를 두는 실수를 저질러 경기는 다시 알 수 없는 판세에 접어들었다.

유창혁 9단은 “인공지능은 후반 끝내기 수순이 사람보다 뛰어나다”며 “이세돌 9단의 초반이 너무 힘들었던 것 아닌가한다”고 알파고의 승기를 예측했다.

이에 김효정 9단은 “알파고의 수에 따라 우리는 일희일비했지만 알파고는 반응하지 않았고 이런 것이 인공지능의 무서움이 아닐까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세돌 9단의 실착이 이어지며 판세는 집싸움으로 흘렀고 알파고가 덤7.5집을 안고있는 만큼 이세돌 9단이 따라갈 수 없었다. 이에 이세돌 9단은 돌을 던지면서 1국 패배를 인정했다.

이은지 기자 npce@dailyc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