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미세먼지 극심…안구건조증·알레르기성결막염 기승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봄철 불청객 황사의 공습이 시작된 가운데 마스크로도 지켜낼 수 없는 ‘눈’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일 밤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짙은 황사가 이번주 초까지 옅게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첫 황사가 시작되며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인 먼지 농도가 400㎍/㎥ 이상 1시간 넘게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황사주의보를 내린다.
미세 먼지는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독성이 큰 편이다.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는 20㎛ 이상의 먼지와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황사로부터 호흡기관을 보호하기 위해선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건용마스크는 평균 0.6㎛ 이하 크기의 미세먼지 입자를 80% 이상 걸러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스크로도 보호할 수 없는 ‘눈’이다.
봄철에 온도가 상승하고 공기가 건조해짐에 따라 안구건조증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각막이 건조하면 눈물 양이 부족해 바람이나 황사, 미세먼지에 의해 눈에 오염물질이 들어갔을 때 밖으로 배출하기 어려워진다.
안구건조증에 걸리면 눈이 마르면서 뻑뻑함과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눈이 가렵고 시리는 등 쉽게 피로감이 들어 충혈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안구건조증 치료법으로 인공눈물 점안을 꼽는다. 인공누액은 눈물의 기본 3가지 성분인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이 잘 유지되도록 한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 약국의 약사는 “일반 약국에서 파는 인공눈물 제품에는 보존제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며 “안구건조증이 의심될 경우 안과에서 처방받은 무보존제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봄철 ‘눈병’ 주의보도 심상치 않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봄철에 눈병 발병률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셋째주 유행성각결막염 환자 분율은 1000명당 11.3명으로 전주대비 4.1명이 늘었다. 특히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0~6세 25.6명, 7~19세 17.3명, 20세 이상 9.2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황사철에 특히 조심해야 할 안구질환은 알레르기성결막염”이라며 “공기 중 오염물질,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등으로 발병할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결막염은 기온이 급격히 달라지는 환절기, 대기 중 오염물질이 빈번한 황사철에 걸리기 쉽다. 단순히 가려운 증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막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결막염을 앓는 경우, 즉 눈의 점액막인 결막에 염증이 생기면 흔히 눈곱이 끼게 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눈곱 양이 많아지거나 굵기가 굵어지면 유행성각결막염이나 급성출혈성결막겸이 가능성이 높다.
충혈은 눈곱과 함께 결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결막 혈관이 염증으로 인해 확장되는 것으로, 결막 아래쪽에 혈액이 고여 흰자위가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가려움증을 동반한다면 알레르기성결막염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눈곱의 양은 많지 않지만 증상 초기부터 양쪽 눈에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꽃가루나 미세먼지, 황사에 의해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봄철 안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스마트폰·컴퓨터의 오랜 사용을 피해 증상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
또 실내온도를 18℃, 습도를 60%정도로 조절해 눈물의 증발을 줄일 수 있다. 자동차 히터 바람이 나오는 위치에 직접 눈을 노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황사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려면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많으면 렌즈 때문에 눈이 더 건조해지면서 충혈,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를 써야 한다면 8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외출 후에는 즉시 렌즈를 빼고 인공눈물로 눈을 씻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