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높은 인기…위생허가·짝퉁제품 주의 등 노력 필요해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최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유, 달팽이 등 동물성 성분이 함유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KOTRA 베이징 무역관은 2015년 중국 시장을 휩쓴 한국 화장품 5선으로 쿠션 화장품과 마스크팩, 달팽이 크림, 알로에 마유크림 등을 선정했다.
이 중 달팽이와 마유 등의 동물성 화장품은 사람피부와 비슷해 피부 친화성이 높은 제품으로 현재 중국 관광객뿐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인 A씨(24세)는 “2년 전부터 마유크림 인기가 중국에서 엄청났다. 그 당시 마유크림과 같은 화장품이 없어서 신선했다”며 “한국에서도 유명해 구매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선물하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마유 크림으로 유명한 클레어스코리아의 게리쏭 나인 콤플렉스 크림은 2014년 10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중국 해외직구 사이트 판다코리아닷컴 기준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다.
클레어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단일제품으로 15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아직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있다”며 “타오바오, 티몰 등 중국시장에 꾸준히 유통되고 있고 중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화장품 온라인몰 매출액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기요인과 관련해서는 “중국 고전의학서 본초강목에서도 소개될만큼 유명하다. 화상이나 아토피 치료제료 널리 사용돼왔다”며 “우리나라에서 홍삼을 선호하는 것처럼 중국인들도 특정한 성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마유와 더불어 달팽이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달팽이 점액 추출물에 함유된 뮤신은 보습력과 피부 보호, 진정효과를 갖고 있는 동물성 성분이다.
잇츠스킨은 달팽이 크림으로 매출액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브랜드다. 2015년 매출액 3096억원과 영업이익 1118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달팽이 제품 라인의 큰 인기 덕분이다.
국내 브랜드숍 최초로 2009년 달팽이 크림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을 선보인 후 전 세계에서 6초에 1개씩 팔리는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잇츠스킨은 올해도 중국 화장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발맞춰 중국소비자들을 공략한 마케팅활동을 펼치는 한편 달팽이크림 위생허가 취득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잇츠스킨 관계자는 “중화권을 중심으로 달팽이 점액이 들어간 화장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기존 달팽이 크림뿐 아니라 스킨, 로션, 에센스 등 46개 품목 모두가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커져가는 마유, 달팽이 화장품의 인기에 국내 다양한 브랜드들도 관련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에이블씨앤씨는 2010년 달팽이 점액물질을 원료로 한 제품을 생산한 이후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에 국내 최초로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의 달팽이크림 위생허가를 받았다.
스킨푸드는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마유와 달팽이 점액 성분이 함유된 마스크 시트를 출시했고 토니모리도 제주산 발효 마유를 함유한 마유라인 제품을 선보였다.
마유를 활용한 화장품 기술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강원대학교와 마유의 단점으로 꼽혀왔던 냄새를 없애는 정제기술을 개발했다.
기름에 섞인 불순물을 제거하고 산성백토와 질소가스를 이용해 냄새를 없애는 기술인데 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마유크림은 잡내가 없고 말 기름 함유량이 높다.
또 기존 달팽이 추출물 뮤신이 동물성 크림이다보니 이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있었다.
화장품 브랜드 오르제나는 세명대학교 한방바이오산업 임상지원센터를 통해 참마추출물인 피토뮤신이 달팽이 뮤신만큼 뛰어난 피부재생효과와 보습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높아지는 인기만큼 제품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원조 마유크림 게리쏭 나인 콤플렉스 등을 판매하는 클레어스코리아가 수은, 히트로퀴논 시험을 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클레어스코리아측은 위탁제조사가 실험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연대 책임으로 판매중지는 너무 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지난해 마유크림의 상표를 위조해 가짜 화장품을 국내 유명관광지에 유통시킨 일당이 적발됐다. 최근에는 춘절연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가짜 게리쏭 나인 콤플렉스 마유크림을 제조하고 판매한 판매자들이 구속됐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달팽이 점액 추출물은 위생허가를 받아야 한다. 물론 점액여과물 자체가 중국의 기사용 화장품 원료 목록에 있지만 허가를 받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며 “업체별로 안전성을 입증할만한 자료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만에 몇십개의 모조품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중국의 짝퉁제품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업체들은 제품 생산 전에 상표등록을 미리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