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첫 인사 개편, 변화보다는 안정 선택

[소비자경제=백연식 기자] 삼성그룹이 1일 사장단 인사를 진행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기업을 이끄는 삼두마차인 DS(부품 솔루션)부문의 권오현 부회장, CE(소비자가전)부문의 윤부근 대표이사, IM(IT·모바일)부분의 신종균 대표이사 모두 유임됐기 때문이다.
세 명의 대표이사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실무 주력사업은 다른 사람이 맡게 돼 ‘안정 속 경고’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IM의 무선사업부의 경우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겸직했었다. 하지만 고동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무선사업부장을 맡는다.
고 사장은 지난해 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6’와 ‘갤럭시노트5’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1년 만에 개발실장에서 무선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CE부문도 마찬가지다. 윤부근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했으나 다른 사람이 맡게 됐다. 무선사업부와 달리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선임되지 않았다. 4일로 예정된 후속인사에서 후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배경태 한국총괄, 김상학 생활가전 개발팀장, 박병대 생활가전 전략마케팅팀장 등 CE 부문의 부사장급이 가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직하고 있던 종합기술원장직을 내려놨다. 종합기술원장직은 정칠희 사장이 맡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사실상 첫 인사 시즌이라 주목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는 큰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병환으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조직에 많은 변화를 주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직안정과 함께 과거에 큰 성과를 낸 사람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셈이 됐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안정 속 경고’를 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 명의 대표이사가 자리를 유지했지만 실무적인 역할인 무선사업부장이나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대표이사가 예전과 다르게 겸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적이 부진했던 IM부문의 경우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 등 무선사업부 사장급 3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의 조직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책성 물갈이 인사는 앞으로 예정된 임원인사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균 대표이사의 경우 삼성전자에서 공헌한 바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쉽게 물러나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음 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백연식 기자 npce@dailycnc.com
